[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전세계 탄소섬유 시장점유율 1위인 일본 도레이(21.2%)가 업계 3위 미국 졸텍(10.5%)을 인수해 1위 자리 수성에 나선다. 최근 다른 글로벌 대기업들도 탄소섬유 시장 진출에 본격 나서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도레이는 졸텍을 600억~700억엔(약 6532억~7620억원) 규모로 인수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도레이는 우선 미국에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인 특수 인수목적 회사(SPAC)를 설립하고 졸텍 지분을 전량 매입하고 올해 안에 인수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 전세계 탄소섬유 시장점유율 출처=니혼게이자이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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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레이는 졸텍 인수로 고기능 탄소섬유 시장뿐 아니라 저기능 탄소섬유 시장도 손아귀에 쥐게 됐다. 도레이는 주로 항공기와 풍력발전 설비 등 고기능 탄소섬유를 생산하고 있지만 졸텍은 자동차나 건축자재 등 저기능 탄소섬유 생산에 주력해왔다.
철보다 가볍고 단단한 탄소섬유는 최근 자동차와 건축자재 등 쓰임새가 다양해지면서 시장 규모가 매년 11% 이상 급성장했다. 업계는 탄소섬유 시장이 지난해 1000억달러(약 108조원)에서 2020년 2500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탄소섬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최근 삼성·SK·GS 등 한국 대기업들도 탄소섬유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삼성석유화학은 지난 6월 독일 SGL그룹과 탄소섬유 사업을 하기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도레이는 한국 대기업들의 탄소섬유 국산화에 앞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계산이다. 한국은 연간 탄소섬유 사용량이 세계 6위로 탄소섬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탄소섬유 국산화가 도레이 매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