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보쉬 포이어바흐공장에서 만난 클라우스 볼러 보쉬 그룹 디젤시스템 사업부 수석부사장은 자신이 속한 회사를 이 같은 말로 소개했다.
포이어바흐공장은 1913년 가동을 시작해 1927년부터 자동차용 디젤펌프를 생산하고 있다. 100년의 역사를 말해주는 공장 출입구 앞에는 거대한 미루나무들이 늠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포이어바흐공장은 제조업공장이라기 보단 대학 캠퍼스를 연상시키는 건물과 도로 디자인에 곳곳의 휴식공간에는 자유로운 복장의 다양한 인종들을 볼 수 있었다. 포이어바흐공장의 면적은 16만 6000㎡ 규모로 독일을 비롯한 30여개 국가 출신의 3400여 명 직원들이 생산과 연구개발(R&D)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디젤 커먼레일 고압펌프 ‘CP4’, 글로벌 유수 완성차업체 납품
포이어바흐공장은 디젤엔진에 들어가는 커먼레일 제품의 핵심부품인 펌프, 인젝터, 레일, 전자장치(ECU)를 모두 생산하고 있다. 특히 ‘ISEC(International Simultaneous Engineering Center)’라는 보쉬 특유의 생산시스템을 도입했다. ISEC는 생산 공정을 구축하기 전 R&D는 물론이고 생산, 구매, 물류 등 다양한 부서가 참여해 제품의 생산부터 납품까지의 전 과정을 분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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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어바흐공장은 2006년부터 4세대 디젤 커먼레일 고압펌프 제품인 CP4를 생산하고 있다. 연료분사 압력이 2000바(bar)로 효율성을 높인 제품으로 죽음의 자동차경주대회로 불리는 르망 레이스에서 CP4를 장착한 아우디, 푸조의 슈퍼카들이 매년 우승으로 성능을 입증하고 있다.
CP4는 2006년 첫 양산을 시작해 BMW, 폭스바겐, 혼다, 볼보 등에 납품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는 현대·기아자동차의 디젤차량인 싼타페, 투싼, 쏘렌토, 스포티지, 카니발 등에도 장착해 유럽 환경규제인 유로5를 충족하고 있다. 포이어바흐공장 홍보관에는 현대차(005380)그룹이 올해 1월 보쉬에 전달한 정몽구 회장 명의의 우수 부품납품사 감사패가 전시돼 있다.
포이어바흐공장의 CP4 생산은 2010년 500만대를 달성한 이후 급격히 생산물량이 증가하면서 불과 1년 만인 2011년 12월 누적 생산량이 1000만 개를 돌파했다.
전세계 생산라인 표준화.. 품질·증설 효율화
포이어바흐공장은 전원 정규직으로 구성된 4조 3교대 근무로 24시간 주 6일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전원 정규직으로 고용하면서도 생산과잉에 따른 완제품 제고를 가져가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다.
보쉬는 1906년 전 세계 최초로 하루 8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회사다. 보쉬 관계자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영이 어려웠을 당시에는 직원들이 자진해 20~30%의 임금을 삭감해 구조조정 없이 전체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포이어바흐 공장은 보쉬 경영진은 물론 직원들의 개발·훈련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포이어바흐 경영진의 약 20%는 매년 근무처가 변경된다. 이를 통해 해외 진출과 노하우를 전파시켜 국제생산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 포이어바흐공장에는 보쉬 한국법인에서 파견된 20여 명의 한국인들도 근무하고 있다.
보쉬 한국법인에서 포이어바흐공장으로 파견된 정종훈 부장은 “타 국가의 자회사 직원들은 국제 생산네트워크의 완벽한 업무를 위해 보쉬의 독일 본사에서 의무적으로 2년간 근무를 한다”면서 “전 세계 모든 생산라인의 표준화는 동일한 품질의 제품은 물론 증설도 용이해 탄력적으로 생산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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