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 추락으로 야기한 주주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회사채 발행으로 배당과 자사주 취득을 늘리려는 애플에 대해 미국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피치가 현 신용등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피치는 29일(현지시간) 애플의 신용등급을 직접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회사에 내재된 사업 리스크가 탁월한 현금 유동성 여력이라는 장점을 뒤덮어 버릴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제임스 리쪼 피치 애널리스트는 “이를 감안할 때 애플의 신용등급은 ‘A’ 그룹에서 상단쯤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만 평가했다. 이는 현재 ‘Aa1’과 ‘AA+’를 각각 부여하고 있는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에 비해 3단계 정도 낮은 수준이다. 무디스와 S&P사가 부여한 등급에 대해서도 “사업 리스크가 이 등급 수준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피치는 “현재 1450억달러의 사상 최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등 재무제표상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변동성이 큰 소비자들의 선호와 모바일 산업의 엄청난 경쟁구조, 빠른 기술적 변화라는 사업상 리스크로 인해 이런 장점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애플의 이같은 사업 리스크에 대해 지적하며 앞으로 주식투자에 따른 수익률에서 경쟁사중 하나인 구글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냉정한 전망을 제시했다.
블랙록에서 ‘플렉서블 에쿼티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베테랑 펀드매니저이자 이사인 팀 키프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구글은 유튜브와 같은 사업으로 인해 애플에 비해 낮은 경쟁에 처할 것이고 더 높은 광고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구글의 검색과 광고상품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수록 그 만큼 비용은 더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키프 이사는 이같은 이유 때문에 펀드 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구글의 비중은 두 번째로 높은 반면 애플 주식은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키프 이사는 “우리는 앞으로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 종목들을 주로 보유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종목이 바로 구글”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글은 많은 현금흐름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사업 역시 진입하기에 높은 장벽을 가지고 있으며 그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애플은 삼성전자(005930)와의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올들어서만 주가가 무려 19% 하락하며 43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스마트폰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애플은 지난주 공개된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3740만대를 기록해 삼성의 7070만대에 크게 못미쳤다. 성장률에서도 6.6%로, 60%에 이른 삼성에 크게 뒤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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