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보류한 LG전자‥"5인치 스마트폰에 집중"

"5인치 '옵티머스뷰', 태블릿PC 수요 대체 가능"
태블릿PC 소극적.."삼성도 고전, 성과도 장담 못해"
  • 등록 2012-03-06 오전 7:31:01

    수정 2012-03-06 오전 7:31:01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최근 기자와 만난 LG전자 한 임원에게 태블릿PC 전략을 물었더니, 그는 오히려 이렇게 되물었다. "그런데 안기자, 태블릿PC가 꼭 필요한가요?"

LG전자(066570)가 신규 태블릿PC 사업을 보류하는 등 전면 재검토에 나섰다. 올해 초 LG전자의 첫 태블릿PC인 '옵티머스패드'를 선보였지만, 당장 후속 계획은 없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패드3' 출시에 대응하기 위해 갤럭시노트10.1과 갤럭시탭2 등을 선보이며 태블릿PC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전략 차이가 뚜렷하다.

▲ LG전자의 5인치대 스마트폰 `옵티머스뷰`. 태블릿PC와 같은 4대3 화면비율을 적용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태블릿PC 대신 새로 출시한 5인치대 스마트폰 '옵티머스뷰'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에서 "태블릿PC는 상황을 좀 더 보고 있다"며 회의적인 뉘앙스를 비췄다.

LG전자가 태블릿PC 사업에 소극적인 이유는 옵티머스뷰가 태블릿PC의 수요를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옵티머스뷰는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 중에서 최대 크기인 5인치대 제품. 특히 일반적인 16대10 화면비율을 버리고 가로가 넓은 4대3의 비율을 채택했다. 4대3 화면비율은 태블릿PC가 적용한 화면비율이다.

이 때문에 옵티머스뷰는 한 손으로 쥘 때 불편하지만, 같은 인치대 제품보다 확실히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LG전자는 옵티머스뷰의 판매 성과가 좋으면, 굳이 태블릿PC 제품을 내놓을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다.

박 본부장은 "그간 개인적으로 태블릿PC를 사용했지만, 옵티머스뷰를 써 본 이후엔 태블릿PC가 없어도 큰 불편이 없었다"면서 "옵티머스뷰가 태블릿PC 시장 수요를 일부 가져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마창민 LG전자 한국마케팅담당 상무는 "태블릿PC는 현재 노트북을 위협하는 기기라기보다 스마트폰과 경쟁하는 기기"라며 "스마트폰의 크기가 5인치까지 확대되면서 태블릿PC의 효용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당장 태블릿PC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이미 다양한 태블릿PC 모델을 선보인 삼성전자(005930)도 이 분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는 세계 1위지만, 태블릿PC 점유율은 8%에 그친다.

태블릿PC의 '맹주'격인 애플의 '아이패드'(57%)가 전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낮은 가격과 막대한 콘텐츠로 무장한 아마존의 '킨들파이어'(14%)의 돌풍도 무섭다.

후발주자인 LG전자가 태블릿PC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더라도 성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배원복 LG전자 상품기획센터장은 "태블릿PC는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어려운 문제"라면서 "옵티머스뷰가 시장에서 성공하면 태블릿PC의 개념을 좀 바꿔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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