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리퍼를 바로 받을 수 있는 지점을 알려달라고 했지만 상담사는 "원하는 지역의 KT(030200)플라자를 연결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상담사가 연결해 준 KT플라자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결국 박 씨는 KT 대표 상담번호로 다섯번 이상 전화를 하고 나서야 서울 시내 주요 KT 플라자에 리퍼 물량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처럼 아이폰 리퍼(교환)를 원하는 사용자들이 리퍼 제품 물량부족과 KT의 미흡한 고객지원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아이폰이 출시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이폰에 대한 AS 서비스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탓이다.
애플은 고객의 제품이 고장 날 경우 이를 수리해주는 것이 아니라 수리된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리퍼 정책을 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 리퍼 서비스를 KT가 맡아서 하고 있으며 각 지역의 `KT플라자`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게다가 KT플라자의 직통번호는 공개되지 않아 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매번 KT 대표 상담번호로 전화를 걸어야 한다. 또한 박 씨처럼 상담사가 연결해준 KT플라자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때문에 사용자들은 직접 KT플라자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각 지역별 물량을 직접 알아보는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다.
아이폰 리퍼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물량을 미리 알아보지 않고 KT플라자를 방문했다가 헛걸음을 하는 사용자도 여전히 많다. KT 관계자는 "리퍼 물량 부족 현상은 출시 초기에 일어났던 일"이라며 "지금은 물량이 충분하다"고 말했지만 6월 초부터 중순까지 1~2주 동안 리퍼 물량을 기다리며 임대폰을 사용한 사용자도 있다.
KT플라자에 리퍼 물량이 입고돼도 직접 방문 순서에 따라 리퍼 제품이 제공되기 때문에 일부 사용자들은 `아이폰 리퍼도 운이 좋아야 바로 받을 수 있다`는 우스개 소리도 하고 있다. 이는 먼저 리퍼 서비스를 요청한 사용자에게 기회를 먼저 주는 예약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폰3GS 사용자가 이미 70만명을 넘어섰고, 신제품인 아이폰4도 출시를 앞두고 있어 국내 아이폰 사용자는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사용기간이 늘어날수록 고장으로 리퍼 서비스를 받으려는 사례도 증가할 것이다.
리퍼 서비스의 불편함이 논란의 대상이 되자, 용산과 대학가 등에는 아이폰을 수리해주는 비공식 대리점들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 사설 수리업체가 늘어나는 것도 리퍼 서비스를 받기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