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알몸 조각상이 던진 화두

  • 등록 2010-03-25 오전 8:03:00

    수정 2010-03-25 오전 8:55:39

[이데일리TV 김수미 기자] 뉴욕 거리 한복판에 눈길을 끄는 조각상이 전시됐습니다. 바로 알몸으로 서 있는 남자의 모습인데요. 영국의 설치미술 작가 안토니 곰리의 몸을 그대로 본뜬 겁니다. 야외에 세워진 나신상을 통해 대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추구한다는 곰리의 작품에 시민들은 참신하다는 반응과 민망하다는 반응을 엇갈려 표현했습니다.
 
     

미국 뉴욕의 중심 맨해튼의 `메디슨 스퀘어 파크`.

실물 크기의 성인 남성 전신상이 여기저기에 세워져 있습니다.

자신의 몸을 직접 본 떠 만든 납 인물 조각으로 유명한 영국의 설치미술가 `앤서니 곰리`의 작품입니다.

곰리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본뜬 실물크기 조각상을 31개나 만들어 공원은 물론 건물 옥상까지, 맨해튼 곳곳에 올려 뒀습니다.

(인터뷰) 안토니 곰리/예술가
길에서 이 녀석들 중 하나를 마주치게 되면 직접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어요. 내 몸을 그대로 본 떠 만들었지만 무게는 열 배입니다.

곰리는 1980년경부터 자신의 몸을 직접 석고로 떠서 주물을 만들어 전신상을 만들어 왔습니다.

곰리는 자신의 발가벗은 몸을 직접 주물로 뜨는 과정을 스스로를 비우는 마음의 수련 과정에 비유합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곰리의 나신을 그대로 본뜬 이 조각 전시회에 대해 뉴욕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입니다.

(인터뷰) 존 맥그리거/시민
좋네요. 처음 이걸 보게 되면 막 뛰어오르려는 사람들처럼 보입니다. 가다가 멈춰 서게 만들죠. 무엇이던 멈춰 서게 만드는 게 도시에 있는 건 좋은 거죠. 올려다보게 만들기도 하고요.

하지만 사람의 벗은 몸을 도심에서 보게 돼 당혹스럽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인터뷰) 카를렌 힐스/시민
꽃이나 나무는 어때요? 왜 알몸의 남성이죠? 사람들이 벗고 돌아다니던 원시 시대로 돌아간 것 같아요.


대자연에 자신의 조각상을 설치함으로써 자연과 인간과의 상관관계를 강조해 온 앤서니 곰리.

뉴욕에서의 이번 전시회 역시 호평과 혹평을 동시에 받으며 관객들에게 또다시 화두를 던졌습니다.

이데일리 김자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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