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이 법관 기피 신청으로 차일피일 재판 진행을 미루고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가운데, 정명석 이전에 이미 똑같은 일로 법의 심판을 받은 이단 교주가 있다. 만민중앙성결교회 이재록 목사다.
| 신도 성폭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록 만민중앙교회 목사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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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문성 부장판사)는 상습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록 목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밝힌 만민중앙성결교회 여신도들은 그해 4월 언론을 통해 이재록 목사가 기도처로 알려진 비밀 거처에서 밤늦은 시각 여신도를 1명씩, 때론 한꺼번에 불러 성행위를 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재록 목사가 권위를 이용해 회유·협박하면서 성폭행을 했다고 부연했다. 일종의 ‘그루밍(길들이기) 성폭행’이라는 것이다.
2019년 5월 서울고법 형사11부(성지용 부장판사)는 상습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록 목사에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이후 2019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16년을 확정받고 대구교도소에서 복역해 왔으나, 지난 3월 말기 암 진단을 받아 형집행정지로 교도소를 나왔다.
| 이재록 목사를 옹호하는 만민중앙성결교회 신도들이 MBC 사옥을 점거한 현장이다. (사진=MBC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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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록 목사에 대한 고발은 20년 전부터 시작됐다. 1999년 5월 MBC는 이재록 목사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취재해 ‘이단 파문! 이재록 목사 목자님, 우리 목자님!’편을 방송할 예정이었다.
당시 이재록 목사는 “벙어리가 말을 하고 귀머거리가 듣고, 앉은뱅이, 소아마비, 중풍환자가 뛴다”며 자신과 하나님을 한 몸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싸고 미국 원정 도박, 거액 대출 헌금 강요, 성폭력 등 각종 추문이 불거지고 있었다.
교회 측은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결국 방송에는 성추문 관련 내용은 제외 됐지만 신도들의 화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1999년 5월 11일 만민중앙성결교회 신도 2000여명이 MBC 본사에 몰려들었고 이중 200여명이 사옥으로 밀고 들어갔다. 이들은 끝내 주조정실 철제문을 부수고 코드를 뽑는 등의 행위로 방송 송출을 중단시키는 한국 방송 사상 최악의 참사를 만들어 냈다.
사건 이후 MBC는 각종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사이비, 이단 종교에 대한 고발을 대대적으로 이어갔다.
가장 최근으로 2023년 3월, 넷플릭스가 제작비를 투자하고 MBC가 제작한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공개되며 이재록, JMS 정명석 등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집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