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공휴일 지정으로 늘어난 추석 연휴에 해외여행만 증가

여름 성수기 넘어선 추석 해외여행 예약
임시공휴일 내수 진작 효과 '반쪽' 우려
올 하반기 관광수지 적자 폭 더 커질 듯
  • 등록 2023-09-12 오전 12:02:00

    수정 2023-09-12 오전 7:19:44

지난 여름 성수기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해외로 출국하기 위해 대기 중인 여행객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올 추석 연휴기간(9월 28일~10월 3일) 해외로 나가는 인원이 지난 여름 성수기 출국자 수를 넘어설 전망이다. 11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하나투어, 참좋은여행 등 주요 여행사의 추석 연휴 기간 해외 항공권과 패키지여행 상품 예약은 지난 7말8초(7월 말~8월 초) 여름 성수기 실적을 넘어섰다.

하나투어는 추석 연휴에 맞춰 내놓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전세기 상품 예약률이 95%에 달하는 등 유럽 장거리 상품 예약이 여름 성수기 대비 40% 가까이 증가했다. 참좋은여행은 이번 추석 연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8년과 2019년 추석 때보다 2~2.5배 많은 1만5000명이 넘는 예약 인원이 몰렸다. 교원투어, 인터파크 등도 같은 기간 해외 항공권과 패키지여행 상품 예약이 꾸준히 늘고 있어 여름 성수기를 뛰어넘는 실적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항공좌석 공급도 여름 성수기에 비해 늘었지만, 무엇보다 좌석 점유율이 이전보다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항공료, 숙박비 상승으로 잠재돼 있던 수요가 최장 12일까지 연장 가능한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여행 상품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역대 추석 연휴 가운데 연중 제1성수기에 속하는 7말8초 여름 성수기보다 많은 인원이 해외로 나간 건 지난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총 10일간의 황금연휴가 이어진 2017년 추석 연휴 기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 인원은 하루 평균 18만7623명으로 그해 여름 성수기 출국자 수 18만3043명을 앞질렀다. 항공·여행 등 관련 업계에선 올 추석 연휴 기간에 지난 2019년(일평균 18만1223명)과 맞먹는 18만 명이 넘는 인원이 해외 여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석 연휴 여행 수요가 해외로 몰리면서 국내 관광 활성화와 내수 진작을 기대했던 정부 구상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임시공휴일 지정이 해외 여행 수요만 늘릴 것이라는 ‘역효과’ 우려가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가 역효과를 충분히 인지하고도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임시공휴일 지정을 급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름 성수기에 이어 추석 연휴 해외 여행이 급증하면서 올 하반기 관광수지 적자 폭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관광수지 적자 규모는 46억5000만달러로 2018년 상반기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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