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원 팔아치운 외국인, 아듀 행진 빨라지나

한미 금리 역전폭 '125bp' 22년래 최대
코스피, 외국인·기관 매도에 2360.97 '털썩'
외국인, 국내서 자금 빼 미국행 가능성 고조
"달러는 안정적…침체 가능성 크지 않아"
  • 등록 2022-12-16 오전 12:01:00

    수정 2022-12-16 오전 12:01: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며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는 2000년 이후 22년래 최대인 125bp(1bp=0.01%포인트)로 벌어졌다. 올 들어 이미 코스피에서 6조원을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이 우리 증시를 더욱 외면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8.28포인트(1.60%) 내린 2360.97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4일(종가 기준, 2348.43)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지수다. 특히 외국인이 539억원을, 기관이 4431억원을 각각 팔았다.

연준은 14일(현지시간) FOMC 이틀차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4.25~4.50%로 인상했다. 한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3.25%인 만큼, 한미 금리 차이가 최대 1.25%포인트로 벌어진 것이다. 미국 금리가 우리나라 금리보다 1.50%p 높았던 지난 2000년 10월 이후 최대폭이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올 하반기 들어 역전된 데다 그 폭마저 계속 벌어지면서 국내 증시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한국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이 미국의 더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투자금을 회수해 미국으로 방향을 틀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외국인은 올 들어 코스피에서 6조3514억원을 순매도했다. 14일 기준 국내 코스피 시가총액(1895조6550억원) 중 외국인의 몫(589조2255억원)은 31.08%로 작년 말(33.53%) 보다 2.45%포인트 줄어든 상태다.

게다가 연준이 내년 금리를 더 올릴 전망이 확실시되며 한국은행 역시 이 움직임을 따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개인 투자자나 기관 역시 위험자산인 주식보다는 안전자산인 예금 등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주식비중을 축소하고 현금 비중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긴축과 경기 악화 중 하나라도 방향이 바뀌어야 증시의 추세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한미 금리역전이 하반기 내내 이어진 이슈인 데다 유럽이나 일본 역시 금리차 역전을 겪고 있는 만큼, 과도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2005년8월~2007년 8월 한미 금리가 역전됐던 시기에 외국인은 국내 시장(주식+채권)에서 6000억 원을 순매도했지만, 2018년 한미 금리 역전기에는 7000억 원을 순매수한 바 있다.

달러화가 안정세에 접어들어 자금 유출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35% 내린 103.22 선에서 마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달러가 더 강해지지 않는 국면에서 코스피가 미국 증시보다 나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코스피의 상단은 막혀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심각한 침체 위험도 높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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