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더 주면 바로 이직, 출근도 꺼려…기업들 인사관리 '비상'

"평생직장 옛말, 처우 나은 회사로 옮기는 게 나아"
"코로나 이후 '비대면' 직장생활 기대치 높아져"
일각 '한국에서도 大퇴사 열풍 부나' 분석도
기업들, 잔류율 높이기 위해 유연근무 제도 도입
  • 등록 2021-11-18 오전 1:00:00

    수정 2021-11-18 오전 1:00:00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기업들이 인사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소속감이 급격히 떨어진 직원들이 잇달아 퇴사 또는 이직을 선택하는 경우가 적잖아서다. 재택에서 출근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주로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출생 세대인 ‘MZ 세대’에서 많이 목격된다.

최근 회사를 옮긴 A씨(33)는 “코로나로 인해 많은 생각을 해봤는데, 한 직장을 오래 다닌다고 해도 더 이상 미래가 보장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평생직장은 이제 옛말이고, 개인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고 처우 측면에서도 더 안정적인 회사로 옮기는 게 낫다”고 했다. 이직을 준비 중인 사무직 회사원 B씨(30)도 “입사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재택근무에 돌입했다”며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이미 익숙해진 재택근무가 줄고, 저녁 없는 삶으로 되돌아가면 지금 회사의 장점은 더 찾기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선 한국에서도 ‘대규모 퇴사’ 열풍이 부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미국에선 ‘그레이트 레지그네이션(the Great Resignation)’이라는 신조어도 나올 정도로 다니던 일자리를 그만두는 사례가 많다. 미 노동부의 채용 및 노동 회전율 조사(JOLT)에 따르면 올해 9월 미국 내 퇴직자는 440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다시 썼다.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퇴직자 수 비율도 3%로 올라 2000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로 인해 조직 구성원으로의 소속감이 옅어지면서 이제는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모습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고, 개인의 취미 생활을 병행하는 직장생활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지만, 기존 업무로 복귀하려는 회사를 보며 불만도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은 인력 유출에 따른 구인난과 위드 코로나 국면에서의 업무 전환 등 인사관리를 두고 고심 중이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항공·여행업계를 시작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인력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구직자들이 희망하는 고임금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며 “기업들이 연봉 인상과 특히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한 사내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업들도 코로나 상황으로 유연한 근무환경 등을 개선할 필요성을 체감하고는 있지만 과연 업무에 효율적인 인사관리인지에 대해선 아직 의문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직원들의 잔류율을 높이기 위해, 위드 코로나에도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계속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거점 오피스 시스템과 시차출퇴근제 등이 새로운 업무 트렌드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SK·포스코·두산 등은 직원들 주거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근무할 수 있는 거점 오피스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원격근무 등을 통해 서울지역 장거리 출퇴근 직원들의 피로도를 줄여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유연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차원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해외 비즈니스가 많은 업무 특성과 직원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유연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첫날인 1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각자 저마다의 일터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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