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대우·GS에너지, 이란 석유·가스전 개발 노린다

지난해 11월부터 석유공사·가스공사와 사업진출 연구
유전·가스전 프로젝트 동향 분석 및 수주가능성 검토
세계 최대 매장량 보유한 이란 진출 성공할 지 관심
석유공·가스공, 극심한 부채비율…자원개발 제동우려
  • 등록 2016-04-21 오전 5:00:00

    수정 2016-04-21 오전 5:00:00

[이데일리 최선 기자] 자원개발 사업을 주요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포스코대우와 GS에너지가 서방의 경제 빗장이 풀린 이란에 대한 진출을 검토 중이다. 석유와 가스 자원 부국인 이란 진출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21일 석유·천연가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대우(047050), GS에너지는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와 협력을 기반으로 이란 진출기회를 모색 중이다. 이미 두 기업은 미국 등 서방의 대이란 경제 제재가 해제되기 이전인 지난해 11월부터 양 공사와 함께 공동연구에 착수했다.

이 달 중으로 끝날 예정인 ‘이란 사업 기회 발굴을 위한 공동연구’는 이란 정부의 유전·가스전 프로젝트 동향을 분석하고 우리 기업과 관련공사의 사업 수주 가능성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사업특성에 맞게 ‘가스공사-포스코대우’는 가스전 개발 사업 진출 방안을 ‘석유공사-GS에너지’는 유전 개발 사업 진출 방안을 면밀히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세계 1위 천연가스 보유국이자 세계 4위의 석유 보유국으로 꼽힌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BP가 발간한 ‘세계 에너지의 통계적 재검토(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2015’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해말 기준 1201.4Tcf(조 입방 피트·Trillion cubic feet)에 달하는 천연가스 매장량과 1578억배럴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각각 전 세계 매장량의 18.2%, 9.8%에 달한다.

자료=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2015/BP
특히 이란 정부는 외국투자 촉진을 위해 기존의 석유개발 계약 방식인 바이 백(buy-back)이 아닌 통합석유계약(IPC) 방식을 채택해 에너지 회사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 유전개발 계약기간이 10~15년에서 최대 25년으로 연장되는 등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란에서 탐사가 필요한 광구는 18개, 유전 29개와 가스전 23개 등 개발·생산광구는 총 52개에 달한다.

이란정부는 유전과 가스전 프로젝트 분양을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유전개발에 200억 달러, 사우스파(South Pars) 가스전 개발에 290억 달러가 투자되는 등 대규모 자원개발 사업이 예고돼 있다. 쉘, 토탈, BP, ENI, 미쓰비시 등 유럽과 아시아 계열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눈독을 들이는 상황이다.

이에 포스코대우와 GS에너지가 글로벌 에너지 회사와 경쟁을 펼쳐 이란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포스코대우는 2013년 11월 상업생산을 시작한 미얀마 가스전을 통해 지난해 37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추가 탐사사업을 벌이고 있다. GS에너지는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육상생산광구 지분 3%를 따내 향후 40년간 약 8억배럴의 원유생산량을 확보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공사와 가스공사가 주도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을 할 수 없다”면서 “현재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는 단계로 정확한 결과물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그동안 과도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벌이는 등 방만 경영을 펼쳤다는 경제계와 정치계의 지적을 받고 있는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자원개발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가스공사는 32조3284억원의 부채를, 석유공사는 19조96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부채비율만 각각 321.5%, 453%에 달한다.

A 공사 관계자는 “극심한 부채비율을 기록하는 등 경영 실패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상태인 데다, 다음 달 박근혜 대통령과 경제사절단의 이란 방문이 예고돼 있는 등 정부주도의 이란 시장 진출 행보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공공기관이 진행 중인 사업절차를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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