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판촉 고삐 죈다

1분기 아반떼 할인에 이달 제네시스 특별 금융상품
'제값받기' 차질우려도.. "내달 신형 투싼 효과 기대"
  • 등록 2015-04-28 오전 1:00:00

    수정 2015-04-28 오전 1:00:00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올 들어 주춤하던 미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에 나섰다.

27일 미국 자동차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미국 내 일부 현대차 판매사(딜러사)는 4월 제네시스 3.8에 대해 월 329달러(약 35만원)의 리스 상품을 내놨다. 미국은 원래 리스 금융 상품이 발달해 있지만 현대·기아차 딜러로서는 파격적인 조건이란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제네시스와 비슷한 가격대인 메르세데스-벤츠 C300은 상시로 월 396달러 리스 상품이 있다.

현대자동차 미국 판매사(딜러사) 홈페이지의 리스 금융상품 홍보 이미지.
이런 현대차의 판촉 강화 움직임은 최근 수년 ‘엔저’에 힘입은 일본 경쟁사의 인센티브(판매가격 할인)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일본 경쟁사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지난 2011년 미국 점유율 8.9%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경쟁사가 회복하며 12년 8.7%, 13년 8.1%, 14년 7.9%로 줄곧 감소세를 보였다. 올 1월 점유율은 7.2%로 2010년 12월(6.6%) 이후 4년1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현대차는 이에 올 1분기 인센티브를 작년 1분기보다 30% 늘어난 2200달러로 늘렸다. 특히 노후화한 아반떼는 2900달러까지 늘렸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현대차의 1분기 판매는 17만2000여대로 전년보다 7.5% 늘었다. 3월 판매량만 보면 월간 역대 최대다. 이에 따라 현지 점유율(기아차 포함)도 1월 7.2%에서 2월 7.7%, 3월 8.7%로 늘었다.

제네시스와 에쿠스, 기아 K9을 포함한 대형 세단의 현지 고급 승용차 시장 점유율도 올 1분기 처음으로 10%를 돌파(10.4%)했다. 이 기간 3종 판매량은 7566대로 전년보다 두 배 늘었다.

현대차가 이달 미국 출시 1년 차를 맞은 제네시스 2세대 신모델 판촉을 강화한 것도 지금까지의 상승 무드를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센티브를 통한 판매 강화 정책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현지 관계자는 “올 1월까지만 해도 너무 비싸다고 불평할 만큼 ‘제값 받기’에 충실했는데 금세 인센티브를 늘리는 건 당장 수익성 악화는 물론 장기적인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내달 투싼 신모델을 미국 시장에 투입하면 인센티브를 줄이는 동시에 판매량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사장)은 지난 23일 열린 현대차 기업설명회에서 “SUV 인기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 것이 손익(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며 “(신형 투싼이 나오는) 2분기부터는 조금씩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올 뉴 투싼. 5월 북미 출시 예정이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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