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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가 판매를 고집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수해온 ‘노(NO) 세일 브랜드’는 고민이 깊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웬만큼 가격을 내려서는 티도 안 날 뿐 더러 가격을 큰 폭으로 낮추자니 어렵게 만들어온 제품 이미지가 훼손될 것이 우려돼서다.
이들 업체가 고육지책 내놓은 것이 바로 ‘보너스 마케팅’이다. 원플러스원인데 품목과 브랜드가 다른, 고가의 제품을 사은품으로 내건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 TV, 태블릿 PC 등 사은품의 규모가 달라졌다.
시작은 제일모직(028260)이었다. 제일모직은 지난 5일부터 전국 1500여 개 매장에서 브랜드별 정해진 액수 이상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선착순으로 가전제품을 증정하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단일 매장에서 단품으로 빈폴 70만 원, 갤럭시·로가디스·엠비오 등 남성복 80만 원, 토리버치·띠어리 등 해외브랜드 100만 원, 빈폴레이디스·르베이지 등 여성복은 150만 원이 기준이다. 사은품은 삼성전자의 32인치 LED TV(스탠드형), 소형 세탁기(아기사랑), 청소기(모션 싱크)다. 150만원 이상 구입하면 앞의 3개 제품에 갤럭시탭(8.0 또는 8.4)까지 선택할 수 있는 사은품의 종류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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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액세서리 브랜드 랑카스터는 프랑스 주얼리 브랜드 아가타 파리와 손잡고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랑카스터 매장에서 핸드백을 구매하면 10만 원 상당의 아가타 파리 주얼리를 선물로 주고, 아가타 파리 매장에서 40만 원 이상 제품을 구매하면 27만 8000원 상당의 랑카스터 소가죽 클러치를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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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번 제일모직 행사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캐주얼 브랜드 바이크리페어샵과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 아울렛과 면세점 판매 상품은 제외됐다. 사은품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삼성전자 LED TV의 시중 판매가는 35만 원 선이다. 최소 70만 원 이상 구매 시 혜택을 받는 점을 고려하면, 형태만 다를 뿐 최대 50% 할인과 같은 효과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 곧 있을 유럽의 박싱데이까지. 국내 고객을 자꾸만 빼앗기는 상황에서 어찌 보면 절박해진 유통업계의 몸부림일지 모른다”면서 “브랜드 이미지는 유지하면서 새로운 고객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사은품 이벤트는 매력적이다. 여러 업체들에서 내년 마케팅 계획을 세우는데 이러한 방식을 참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