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ICT·과학 키워드-③] 미생과 지상파

미생, 참신한 소재로 지상파 드라마 위협
시청 점유율 하락, 광고 시장 위축..지상파 위기론 대두
700메가 주파수 고집, CPS 인상 시도로 나타나
  • 등록 2014-12-18 오전 12:42:43

    수정 2014-12-18 오전 12:42:43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연말 직장인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중 하나가 바로 ‘미생’이다. 미생은 완전히 죽지 않은 돌을 뜻하는 바둑 용어다.

CJ E&M은 무역회사 직원들의 생활사를 다룬 드라마 미생을 제작했다. 사실감 높은 이 드라마는 직장인들의 공감을 받았고, 인기를 끌었다.시청률 조사업체 TNMS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미생의 전국 시청률은 8.4%(유료방송 가입자 기준)였다. 수도권 시청률은 11.3%다.

CJ E&M 관계자는 “평균 시청률로는 아직 지상파를 이기기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여자 20~30대, 남자 30~40대 등에서는 미생이 지상파를 앞선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기훈 TNMS 국장은“케이블 드라마 시청률이 높아야 1~2%대인점을 감안하면 10% 시청률은 대단히 높은 것”이라며 “지상파 드라마가 막장 코드 혹은 멜로 위주의 뻔한 스토리에 집중한 사이 케이블 드라마가 신선한 소재로 빠르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은 미생이 지상파 프로그램을 진작에 앞섰다. CJ E&M은 최근 일주일간 IPTV, OTT(over the top) VOD 판매로 미생이 올린 매출 규모가 12월 2주차 누적 기준 20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방영한 ‘응답하라 1994’ 수준 30억원도 넘어설 기세다. 국내 대표 OTT 서비스 티빙에서는 미생이 9주째 VOD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미생을 비롯해 ‘슈퍼스타K’, ‘응답하라 1994’ 등 연이은 케이블 프로그램의 성공에 지상파 측은 긴장한 분위기다. 경기 침체에 따른 광고 시장 위축이 우려되는 가운데 시청 점유율의 하락은 지상파 방송사들의 광고 수익을 뒤흔들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수십년째 국내 방송 콘텐츠 시장을 장악해왔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유승희 의원(새정치연합)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전체 방송 채널에서 KBS, MBC, SBS, EBS 지상파 4사가 차지하는 시청 점유율은 51%로 나타났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시청 점유율은 10년전인 2005년 70.2%(TNMS 2005년 1월 자료)였다. MBC플러스 같은 지상파 계열 PP 점유율(9.29%)를 합하면 81.49%였다. 불과 10년 사이에 시청점유율이 30% 정도 빠진 셈이다.지난해 지상파 방송광고 매출액도 전년대비 5.3% 감소한 1조8278억원으로 집계돼 2011년 2조775억원을 기록한후 줄곧 하향세다.
출처 : 제일기획
미디어미래연구소는 ‘JTBC, TV조선 등 종편과 CJ E&M 같은 MPP의 약진으로 지상파 광고비 점유율이 하락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방송 업계에서는 이 같은 지상파 방송사들의 위기감이 ‘700MHz 주파수 초고화질(UHD) 전부 사용 주장’, ‘콘텐츠 재전송료(CPS) 인상 시도’ 등으로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한-아세안 방송협력 컨퍼런스에서 “말기암 환자에 비교할 정도로 위기감이 큰 상태”라며 “(CPS는) 환경이 어려워져 새로운 수입원을 받기 위해서 하는 세컨드 스텝”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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