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기아차', 美시장서 '형님 현대차' 넘본다

美시장점유율 현대차 4.6%-기아차 3.5%.. 1.1%포인트 좁혀
현대차 판매정체 틈타 기아차 쏘렌토·쏘울 등 판매선전
  • 등록 2013-06-07 오전 5:30:00

    수정 2013-06-07 오전 5:30:00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동생’ 격인 기아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형님’ 현대자동차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6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000270)는 올 1~5월 미국 시장 점유율 3.5%를 기록해 현대차(005380)(4.6%)와의 격차를 1.1%포인트까지 줄였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2008년 이래 두 브랜드의 점유율 차이가 가장 근접한 수치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총 29만6003대를 판매했고, 기아차는 7만여대 뒤진 22만6815대를 팔았다.

현대·기아차는 ‘형님’과 ‘아우’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현지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높여왔다. 10년 전인 2003년 3.8%(현대차 2.4%, 기아차 1.4%)이던 미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8.7%(현대차 4.9%, 기아차 3.8%)까지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모두 현대차그룹 산하인 만큼 미국에선 한 회사로 분류돼 일본 혼다와 치열한 시장점유율 6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현지 판매 딜러가 다른 만큼 소비자에게는 엄연히 다른 브랜드다. 브랜드별 점유율 순위는 올들어 현대차가 7위, 기아차가 폭스바겐에 이은 9위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점유율 격차는 2008년 1.2%포인트에서 2009년 1.3%포인트, 2010년 1.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현대차가 2005년 미국에 앨라배마공장을 가동했고, 엘란트라(아반떼), 쏘나타가 현지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기아차도 2010년 미국 조지아공장을 지으며 추격에 나섰다. 미국공장에서 쏘렌토 등이 본격적으로 생산되면서 현대차와의 점유율 격차는 2011년 1.3%포인트, 지난해 1.1%포인트로 줄었다. 특히 지난해 2월엔 두 브랜드의 점유율 격차가 0.6%포인트를 기록, 1%포인트 미만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앨라배마·조지아 공장은 2010년부터 24시간 3교대 체제를 가동하며 연간 36만대의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점유율 격차가 더 줄어들고, 일시적으로 역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K3와 카덴자(K7) 등 주력 신차를 연이어 내놓고 현지 판매확대에 나선 반면 현대차는 올해 이렇다 할 주력 신차가 없다.

실제로 일부 주력 차종의 판매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올 1~5월 기아차 쏘렌토(4만4046대)는 올경쟁모델인 현대차 싼타페(3만3502대)이 판매실적을 앞섰다. 기아차 ‘쏘울’도 현지서 히트한 햄스터 광고의 인기에 힘입어 출시 4년차인 올해까지도 월 1만대 이상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현대차는 쏘울과 같은 소형 박스카 모델이 없다.

다만 ‘아우’ 기아차의 공세는 올해까지가 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부터 ‘형님’ 현대차가 대대적인 반격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신형 쏘나타(LF)·제네시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기아차보다 국내 수출물량은 물론 현지 판매망도 딜러 수(현대차 800여개, 기아차 700여개)도 앞선다. 현대차그룹 내 판매구조가 완전히 바뀌지 않는 한 기아차가 현대차를 완전히 앞서는 것은 불가능한 셈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딜러가 다르기 때문에 선의의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 현대·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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