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유럽서 브랜드 이미지 높여라"

현대.기아차 유럽서 마케팅 大공세.. 판매목표 낮춰
바닥 찍은 경쟁사 회복세 전망.. 경쟁력 강화 주력
  • 등록 2013-02-18 오전 6:01:54

    수정 2013-02-18 오전 6:01:54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최근 수년간 유럽 시장에서 승승장구 해 온 현대·기아자동차 숨고르기에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유럽 판매목표는 75만대. 작년보다 2.6% 낮췄다.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 르노 등 경쟁사들이 부진한 상황인 걸 감안하면 보수적인 목표치다.

17일 현대차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정의선 현대차(005380) 부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은 유럽 시장 현황에 대해 보고받는 자리에서 “판매목표는 낮춰 잡는 대신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철저히 신경쓰라”고 지시했다. 시장점유율 6%대는 그대로 유지한 채 마케팅 비용은 이보다 1%p 가량 높은 7% 이상으로 늘려 잡는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는 PSA와 르노 등 경쟁사의 지난해 실적 및 향후 계획 등에 대한 대책도 논의됐다. PSA와 르노, GM 등은 지난주 연이어 실적을 발표했다. 유럽 2대 자동차 회사인 PSA는 지난해 50억 유로(약 7조3000억원)의 역대 최대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GM도 유럽 부진에 순이익이 33% 감소했으며,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던 르노도 유럽에선 부진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도 유럽 자동차 시장은 3% 감소할 전망”이라며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현대·기아차가 속도조절에 나선 건 단순히 시장 전망이 부정적어서가 아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5년 동안 매년 하락세를 보였던 유럽 시장에서 나홀로 성장해 왔다. 지난 2008년까지 3% 중반을 벗어나지 못했던 유럽 시장점유율은 총 77만대를 판매한 지난해 역대 최대인 6.1%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신차 경쟁력 강화와 함께 경쟁사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을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반사이익 효과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현대·기아차의 판단이다. 경쟁사의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 매체인 오토모티브뉴스 유럽판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최근 PSA, 르노 등 프랑스 회사들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이어지며 구조조정 속도를 가속화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유럽연합(EU)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정부 차원의 PSA 구제금융안을 승인했다. 유럽 자동차 회사들의 구조조정에 최대 걸림돌이던 노조도 ‘일단 기업이 살아야 한다’며 기업 자구안에 협조하기 시작했다. 시트로엥이 프랑스 파리 근교 오네 공장을 폐쇄키로 하는 등 공장이 문을 닫는 최악의 사태는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들의 구조조정은 곧 예전의 경쟁력 회복을 의미한다. 현대·기아차는 이들의 회복 시점을 2015년 전후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차 현지법인 관계자는 “유럽 시장은 수십여 국가별로 특성이 다르고 현지 업체가 강해 일본 회사들도 쉽사리 진입하지 못했던 시장”이라며 “지난 위기 동안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의 현대차가 각광받은 건 사실이지만 현지 업체들이 되살아나 ‘진검승부’가 시작될 경우 승부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유럽에서 속도조절에 나서기로 결정한 건 지난해 말이다. 정의선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이 그해 5월 유럽을 방문해 현지를 둘러본 후 결정됐다. 정몽구 회장은 7월 해외법인장 회의를 소집해 “유럽 위기를 유럽에서 차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연말에는 유럽 중심의 해외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현대차 유럽법인장이던 임탁욱 전무를 해외영업본부장(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러시아 실적을 끌어올린 임병권 상무를 유럽법인장(전무)로 발령했다. 기아차(000270)는 지난 2011년 ‘마케팅 통’ 예병태 기아차 전무를 총괄 유럽법인장으로 앉혀 현대차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들이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프로젝트는 월드랠리챔피언십(WRC)이다. 포뮬러원(F1)과 함께 양대 모터스포츠 경주로 꼽히는 WRC는 축구와 함께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다. 시트로엥이 독주하고 있었으나 올해부터 폭스바겐이 참가했고, 내년부터 현대차 팀이 참여한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022년까지 FIFA 공식 후원사로써 유로컵과 월드컵을 후원하고 있다. 이로써 유럽 내 양대 인기 스포츠 경기에 모두 관여하게 된 것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마음만 먹으면 당장의 인센티브를 높여 현지 판매를 더 늘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다시 주력 신차가 출시되는 2~3년 후를 위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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