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034220)가 중국에 LCD(액정표시장치) 공장을 건립하겠다고 밝혔을 당시와 비슷한 걱정이었다.
특히 최근 경찰 수사결과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핵심기술이 중국 LCD업체 BOE에 유출된 것으로 밝혀진지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우려는 더했다.
국내에 기반을 둔 AMOLED 기술도 유출되는 판국에 중국 현지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빼갈 수 있을 것이란 위기가 팽배해 있는 것이다.
정부도 탐탁지 않은 표정이다. 삼성전자가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총 10명으로 구성된 정부·민간 공동의 전기전자분야 산업기술보호 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위원회 한 관계자는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해외, 특히 중국 진출시 보통 한세대 늦은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공장 설립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BOE하이디스 때문에 우리나라의 첨단 LCD 기술이 모조리 중국으로 넘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반도체나 AMOLED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 같은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으로 가는 것일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전 세계 스마트폰의 37%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오는 2015년에는 절반에 육박할 전망이다. 그만큼 반도체, LCD 등 부품 수요는 넘쳐난다.
특히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완제품업체들은 현지에서 부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줄곧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인텔, 하이닉스반도체(000660) 등은 중국 현지에서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구 15억명이 넘는 데다 점차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중국은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시장"이라면서 "기술유출 우려는 잘 알지만, 초기에 공략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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