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삼성전자 3D TV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적신호가 켜졌다. 1년도 채 안돼 점유율은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고, 순위는 1위에서 6위까지 추락했다.
SG(셔터글라스) 방식의 삼성전자 3D TV가 부진을 거듭하는 동안 LG전자 방식의 FPR(필름패턴편광방식)을 주로 채용한 중국 로컬 브랜드는 급성장했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에서 삼성전자의 3D TV가 후퇴를 거듭하자, 삼성과 소니가 주도하는 '셔터글라스 3D TV'의 위기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22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3분기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의 3D TV 점유율(판매량 기준)은 7%로, 6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작년 4분기만 해도 중국 3D TV 시장에서 26%의 점유율로 1위를 달렸던 삼성전자는 올 들어 ▲1분기 17% ▲2분기 9% ▲3분기 7% 등으로 계속 점유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는 추세다.
삼성전자 3D TV는 판매금액 기준으로도 작년 4분기 23%에서 올 3분기에는 9%로 떨어졌다. 순위로는 5위다.
삼성전자의 추락은 중국 로컬 TV브랜드의 급성장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스카이워스와 하이센스, 창홍 등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삼성전자 앞에 대거 포진됐다.
세계 3D TV 1위인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에 대해 '제품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한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3D TV가 비싸지만, 편의성과 디자인 등에서 중국 로컬 브랜드 제품과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차별화의 실패가 중국 로컬 브랜드들의 제품 판매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급성장한 중국 로컬 TV브랜드들이 대부분 LG전자의 FPR방식을 채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소니 등 '셔터글라스 진영'은 긴장하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인 AVC에 따르면 올 3분기 중국에서 판매된 3D TV 중 FPR의 비중은 53%까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올 1분기(16%)에 비해 무려 37%포인트가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대 TV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의 점유율 하락을 간과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가격 경쟁을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도 힘든 상황"이라면서 "점유율이나 판매량에 신경쓰기 보다는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등으로 삼성전자의 3분기 세계 3D TV 점유율 역시 전분기 33%에서 29%로 4%포인트 떨어졌다. 판매량은 지난 2분기 127만1700대에서 3분기 166만9500대로 늘었지만, 전체 시장의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같은 셔터글라스 방식을 채택한 소니 역시 2분기 23%에서 3분기에는 13%로 점유율이 급감했다. 반면
LG전자(066570)의 점유율은 12%에서 14%로 높아지면서 3D TV 분야 세계 2위로 올라섰다.
▶ 관련기사 ◀
☞LG전자 '스타일러' 1만대 돌파‥"비싸도 잘 팔리네"
☞`LG전자 구하기`‥직원들 "자사주도 사고, 옵티머스도 사자"
☞LG전자, 국내에서 가장 밝은 `가정용 LED조명`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