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14th SRE 노치업]SMD, 우리 아빠는 삼성전자

  • 등록 2011-11-02 오전 8:25:00

    수정 2011-11-02 오전 8:25:00

마켓in | 이 기사는 11월 01일 11시 45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스마트폰 액정 화면을 만드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날갯짓을 넘어 고공 비행모드로 돌아섰다. 아몰레드(AMOLED) 대박에 이은 실적상승으로 지난해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기세인데, 향후 수년간은 먹고 살 걱정이 없다는 얘기까지 돈다. 최대주주로 떠오른 삼성전자(005930)의 든든한 배경 속에 합병이 마무리되면 이미 발행한 회사채에 최고 신용등급인 `AAA`가 부여될 조짐도 나타난다.

SMD는 휴대폰과 디지털카메라 제품에 들어가는 액정 표시장치(TFT-LCD)를 만드는데, 특히 스마트폰의 핵심 기술인 아몰레드(AMOLED)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만든 갤럭시S가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인 스마트폰 열풍을 주도하는 분위기에 힘입어 SMD는 하루하루 대박을 일궈나가고 있다.

지난해 두배 가량 떠오른 현금창출력(EBITDA)은 올해도 6월까지 전년 실적의 3분의 2를 달성할 만큼 호조를 보이고 있고, 현금성 자산은 6개월 사이 두배 넘게 급증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마이너스를 기록중이고, 부채비율은 절반 가량 낮추는 등 재무구조가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6월말 기준 순차입금만 3조9000억원에 이르는 LG디스플레이(034220)(LGD)에 비해 상당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LGD에겐 `아몰레드`가 없다는 것이 뼈아프다.

아몰레드에 거는 기대 아몰레드는 SMD뿐만 아니라 삼성그룹의 전략적 중요성이 큰 기술인 만큼 전사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내년까지 아몰레드 생산라인을 대폭 증설할 계획인데 투자규모는 올해만 5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대규모 자금소요에 대비해 지난 3월 삼성전자와 삼성SDI(006400)가 2조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은 그룹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케 해주는 대목이다. 향후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추가 유상증자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지분 변화는 주목할 부분이다. SMD는 2008년 삼성SDI에서 액정사업만 떼어 나온 이후 2009년 1월부터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50%씩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지난해 유상증자로 인해 삼성전자가 지분 64.4%를 가진 최대주주가 됐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SMD를 흡수합병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자산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아몰레드가 이미 삼성전자 휴대폰의 차별화된 경쟁무기로 자리잡았고, 지분율도 높아지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과거 LCD사업도 삼성SDI가 개발한 것을 가져간 역사를 감안하면 합병은 거의 수순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 측은 SMD와 전자의 합병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지난 9월 권오현 삼성전자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SMD의 합병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SMD 관계자도 "공식적으로 삼성전자의 흡수 합병은 없다고 발표했고, 내부적으로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합병설 솔솔…등급 변화 주목 현재 SMD 회사채는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AA` 안정적 등급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아몰레드의 독보적 시장지위와 그룹의 거액 유상증자 방침을 근거로 AA-에서 일제히 한 단계씩 올랐다.

SMD의 실적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지만 당분간은 합병 이슈가 떠오르지 않는 이상 현 등급이 유지될 전망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정보기술 시장의 대세인 아몰레드가 향후 수년간은 굳건한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이고, SMD의 실적도 계속 좋아질 것"이라며 "다만 언젠가 사업이 끝날 수 있는 전자 업종의 위험성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최고 등급의 턱밑인 AA+까지 상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레딧 시장에서는 지난해 6월 5000억원 규모로 발행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회사채가 유일하게 유통되고 있는데 오는 2013년 6월에 만기가 도래한다. 만일 흡수합병이 이뤄지면 이 회사채는 삼성전자의 신규 등급을 받아야 한다. 1990년대 이후 자취를 감췄던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이 새로 부여되는 셈이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회사에서는 부인하지만 SMD와 삼성전자의 합병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고, 올해나 내년쯤 합병 예정이라는 얘기도 돌고 있다"며 "이 경우 기존 발행된 회사채 등급이 생겨야 하는데 삼성전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AAA 등급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세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SMD는 올해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합병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시장의 평가도 대체로 후한 편이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지만 현재 차입의존도 18% 이하이고, 삼성그룹이 SMD에 대한 차입금 가이드라인을 최대 30%선으로 보고 있어 향후에도 지속적인 증자지원과 이를 통한 적정 재무구조 유지가 될 것"이라며 "외형 성장과 안정적 재무구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아 중장기 등급전망은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이익을 많이 내면 세금도 그만큼 내야하지만 SMD는 부담이 덜하다. 지난해 회계장부상의 법인세율은 -7.4%였고, 올해도 -8.1%로 추정됐다. 투자와 연구개발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세액공제를 그만큼 많이 받기 때문인데, 마이너스 수치가 나오는 것은 내년 이후에도 깎을 세금이 남아있다는 의미다. 그룹뿐만 아니라 국가로부터도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아몰레드 사업 전망도 밝다. 현재도 SMD가 전세계 아몰레드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데, 자유자재로 구부리거나 유리창에 투명 화면으로 표시하는 아몰레드 개발에 성공하면서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몰레드가 이미 대세로 자리잡고 있지만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계속 이슈가 되고,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나가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사실상 독보적인 지배력을 보이고 있는 현 체제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삼성그룹의 지원 가능성도 SMD의 크레딧에 빼놓을 수 없는 버팀목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국내 최고 기업집단인 삼성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아몰레드 부문인 만큼 SMD의 그룹 내 비중은 상당히 높다"며 "신용평가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모회사 지원의지가 최고 수준으로 유동성 위험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5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5호 마켓in은 2011년 11월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44, bon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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