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LG가 삼성에 또다시 싸움을 걸었다. 올해 초 격렬한 공방을 벌였던 3D TV 설전에 이어 이번에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서 진검승부를 가려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사실상 '무(無)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후발 주자는 선발 주자를 걸고 넘어지는 전략을 쓰게 마련"이라며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066570)는 오는 10일 남산 그랜드 하얏트에서 열리는 '옵티머스 LTE' 출시 행사에서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2 HD LTE'와 '옵티머스 LTE'의 비교 시연회를 열 계획이다.
비교 시연회를 통해 HD급 화질을 표방한 삼성과 LG의 LTE폰의 디스플레이 성능을 객관적으로 평가받겠다는 것이다.
'옵티머스 LTE'는
LG디스플레이(034220)가 개발한 AH(Advanced High performance)-IPS LCD를, '갤럭시S2 HD LTE'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HD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를 장착했다. 해상도는 둘 다 1280X720로 HD급이지만, 인치당 픽셀수(PPI)는 LG(329PPI)가 삼성(316PPI)을 근소하게 앞선다.
| ▲ LG전자 "옵티머스 L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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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이미 한양대학교에서 대학생과 블로거를 상대로 두 제품의 비교체험 행사를 했다. LG는 내부적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LTE 시대로 접어들면서 스마트폰에서 고해상도 영상을 빠르게 내려받아 볼 수 있게 되자,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성능이 더 중요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두 LTE폰의 마케팅 포인트로 'HD급 화질'을 내세우는 이유다.
LG는 비교시연회를 통해 3D TV 때와 같은 디스플레이 논쟁이 다시 한번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3D TV 논쟁이 확산되면서 후발 주자였던 LG가 국내 3D TV 시장에서 삼성과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잡을 수 있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지시로 지난 주 구성된 LG디스플레이의 AH-IPS LCD 태스크포스(TF)팀이 3D TV 디스플레이 마케팅을 주도했던 인물을 중심으로 구축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 ▲ 삼성전자 "갤럭시S2 HD L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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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삼성의 AMOLED에 비해 인치당 픽셀 수가 높다는 점, AMOLED의 색상이 실제보다 과장돼 있다는 점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삼성은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며 LG의 비교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관계자는 "PPI가 300을 넘어서면 사람의 눈으로 구분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AMO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라는 점은 업계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MOLED의 화사하고 풍부한 색상 구현을 깎아내리려는 전략"이라며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통해 자연스럽게 결론이 날 문제여서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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