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하이닉스 매각]②최적의 인수 시나리오는

본입찰시 구주 가이드라인 제시
신주인수 비율따라 입장 엇갈려
  • 등록 2011-06-17 오전 9:10:05

    수정 2011-06-17 오전 9:10:05

마켓in | 이 기사는 06월 15일 14시 25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박수익 이유미 기자] 하이닉스반도체(000660)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들은 인수대금으로 얼마를 준비해야할까. 하이닉스 매각입찰의 규모는 탄력적이다. 외환은행, 우리은행, 정책금융공사 등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가 보유한 구주 15%(8844만8356주)가 공식 매물이지만,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인수도 가능하다는 옵션도 있기 때문이다.

인수자 입장에서 신주 발행은 크게 세가지 이점이 있다. 우선 인수대금 일부가 채권단으로 가지 않고, 하이닉스에 고스란히 남아 신규투자나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규정상 가능한 신주발행 할인율(10%)을 적용할 경우, 인수자금 부담도 줄어든다. 통상적인 인수합병(M&A)에서는 프리미엄을 지급하는데 오히려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신주발행에 따른 주가 희석화 우려로 인수전 주가 급등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도 인수자 입장에서는 유리한 점이다.

하이닉스 주주협의회는 인수의향서(LOI) 접수 단계에서는 구주와 신주 인수 물량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재 매각입찰 계획상 8월말쯤으로 예상되는 본입찰에서는 우리금융지주(053000) 입찰 방식처럼 최소한의 구주 인수 가이드라인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주협의회 관계자는 "매각공고 단계에서는 선언적 문구만 들어가고, 본입찰에서는 예를들어 `구주 인수 5% 이상` 처럼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수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구주5%+신주5%`를 인수하는 방안이 있지만, 이 경우엔 인수자와 주주협의회의 지분율이 9.5%(이하 신주발행시 변동지분율 기준)로 동일해진다. 이는 사실상 공동경영이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다. `구주10%+신주5%` 조합은 상대적으로 주주협의회가 선호하는 방식이다. 현 시가(6월14일 종가) 기준으로 2조3600억원, 신주 할인율 10%를 적용하면 2조2800억원대로 내려간다. 인수후 지분율 역시 인수자 14.3%, 주주협의회 4.8%로 변경돼 인수자는 확고한 대주주가 되고, 주주협의회는 출구전략이 유리하다.

다만 인수자 입장에서는 하이닉스에 유입되는 신규자금이 7100억원대에 그친다는 점에서 신주 발행을 늘리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 `구주5%+신주10%`의 경우, 똑같은 15% 지분 인수지만 신주 비율이 높아 하이닉스로의 유입자금을 늘릴 수 있고, 할인율에 따라 인수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자에게 유리한 방식이다. 할인율 10%를 기준으로 인수대금은 약 2조2000억원, 신규 유입자금은 1조4200억원선이다. 주주협의회 일원인 정책금융공사의 유재한 사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신주를 10% 발행하면 약 2조원 정도가 회사로 유입되고, 영업이익이나 기존의 현금성자산 등을 포함하면 연말에는 부채와 현금성자산이 비슷해지는 무차입 경영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회사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인수자의 자금여력이 충분하다면 `구주10%+신주10%` 조합이 이상적이다. 이 경우 인수자와 주주협의회 지분율은 각각 18.2%, 4.5%가 된다. 인수자는 확고한 대주주가 되고, 주주협의회의 투자회수와 출구전략도 쉬워진다. 문제는 할인율을 최대로 적용해도 3조원에 육박하는 인수대금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을 경우 3조원대 중반까지 치솟을 수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구주10%와 신주10% 인수는 이론적으로 안정적 경영권 확보, 하이닉스 차입금 축소, 주주협의회 출구전략 등에 모두 유리하지만 인수자금이 증가하는 것이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에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무적투자자 등이 구주 일부를 인수해주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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