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김종갑 사장 "하반기 기대해달라"

"작년 아쉽지만, 보이지 않는 진전있었다"
마케팅·미래성장동력 등 강화 `하이닉스 체질변화`

  • 등록 2008-04-20 오전 9:20:00

    수정 2008-04-20 오전 8:12:43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지난달 취임 1주년을 맞은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000660) 사장은 올 하반기에 대한 자신감을 조심스레 내비쳤다.
 
반도체시황이 악화되면서 하이닉스의 실적도 취임당시보다 부진한 상태지만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온만큼 그 결과물이 서서히 나타날 것이란 생각때문이다.

김종갑 사장은 지난 18일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직접 프리젠테이션에 나서 하이닉스의 현황과 미래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
김 사장은 이날 "작년을 전체적으로 평가하면 아쉬운 점이 많지만 재무제표에 나타난 숫자보다 진전이 있었다"며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앞으로의 사업기회를 늘리는 준비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7%에 불과했던 모바일 D램의 라인업이 강화됐다. 올해 하이닉스가 목표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은 20%다. 주력인 1기가 제품의 성능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 66나노 공정전환에서 겪었던 어려움도 거의 극복했다. 이르면 다음달부터는 54나노 기술이 적용된 D램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48나노 낸드플래시는 이미 양산에 돌입했다.

앞으로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등 지난해 새로 확보한 주요고객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D램, 그래픽스 등 고부가제품의 시장확대와 54나노 D램·48나노 낸드플래시가 본격 양산되는 하반기에는 선두업체와의 격차가 해소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취임후 하이닉스의 체질을 상당부분 변화시켰다. 하이닉스 특유의 원가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히해왔던 마케팅과 미래성장동력을 집중적으로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비메모리사업 진출은 물론 해외기술센터를 설립해 신기술에 대한 조사와 시장동향 능력을 강화했다. 과거 `일단 만들어놓고 팔자`라는 판매중심 경영에서 벗어나 마케팅을 중시하는 조직으로 변화시키는 작업도 이뤄졌다.

김 사장은 "하이닉스가 성공적인 회생을 했지만 미래를 바라보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단기적으로 시황이 걱정되긴 하지만 미래를 잘 준비해서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에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종갑 사장과의 일문일답 요약

-올해 투자규모를 1조원 가량 줄이기로 했는데
▲올해는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을 가장 중요한 영업목표로 설정했다. 기본적으로 EBITDA범위내에서 투자하겠다는 방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상반기 시황이 안좋아 대략 1조원 정도를 삭감하면 에비타 범위내에서 투자하는 것과 일치하는 방향이다.
 
투자축소로 앞으로 사업에 차질이 있지 않겠냐는 걱정을 하겠지만 지금 생각정도로 이행되고 올해 비트그로스는 업계평균정도된다. 다만 하반기 구체적인 투자금액과 분야는 시간을 두고 생각해봐야 한다. 시황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등을 따져서 확정할 생각이다.

-프로모스와의 기술이전 협상은
▲프로모스와 대화를 하고 있다. 아주 더 많은 시간은 안걸리고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선에서 결론이 나지 않겠냐는 전망을 하고 있다. 시황이 안좋다보니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서 시간이 더 걸리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취임 1주년을 맞는 감회는
▲하이닉스가 성공적인 회생을 했지만 미래를 바라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반도체의 경우 선두권안에 있으면 다른 제조업에 비해 더 안정적이다. 선두권에 있는 한 기회는 있다고 본다. 지금 시황때문에 단기적으로 걱정이 되긴 하지만 보다 미래를 잘 준비해서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에 누가 기회를 잡느냐는게 과제다.

-이천시 등에서 이천지역 증설을 건의했다. 계획은
▲우리는 현재 무방류시스템 설치를 전제로 기존 공장내에서 구리공정 전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밖의 문제는 수도권대책을 종합적으로 어떻게 가져가느냐의 차원이다. 하이닉스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정부의 검토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다만 우리의 경쟁력을 위해선 현재 이천과 청주외에 다른 지역에 공장을 짓는 것은 부담이 된다.

-D램 가격 추가인상 가능성은, 현물시장 공급재개 여부는
▲하반기에도 D램가격 올리려는 노력은 할거다. 다만 수요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문제다. 하이닉스가 D램 시장의 21%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고, 다른 경쟁자도 있다. 우리가 가격결정에 절대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하반기에도 올리는 노력을 계속 해나가고 있다.

하이닉스가 기본적으로 메이저업체중 고정비중이 가장 높은 업체가 아닐까 한다. 현물시장은 과거에도 많지 않았다. 지금보면 장기공급계약만 가지고도 물량을 다 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별히 현물시장에 다시 들어가는 문제를 생각해본 적은 없다.

-하이닉스의 흑자전환 시점은 언제로 보고 있나
▲작년을 전체적으로 평가하면 재무제표에 나타난 숫자보다는 진전이 있었다. 우선 시장점유율이 7%밖에 안됐던 모바일D램의 모든 제품군을 갖췄고, 앞으로 많이 활용될 1기가 제품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작년에는 앞으로의 사업기회를 늘리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또 작년에 66나노 기술에서 고생을 했는데 공정이나 물질을 8가지 바꾸는 바람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수업료를 비싸게 냈다. 54나노로 갈때는 상당히 순조롭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정황으로는 그런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물론 더 잘했어야 하는 것은 맞다.

(흑자전환 시점에 대해)지금 판가가 1분기 바닥이었고, 고정거래가격을 높여간다고 해도 본격회복은 하반기부터 이뤄진다는 시각으로만 봐달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들은 없나
▲전략적인 협력이 우리가 가야할 핵심이다. 국내에 있는 기업도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마 우리가 실력이 모자라 그런게 아닐까 한다.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한다. 국내외 누구든 힘을 합쳐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반도체가 아니라도 장비, 재료업체들중에서도 삼성계열사들과도 할 수 있는 일은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진전되는 부분도 있다. 디바이스를 가지고는 경쟁을 치열하게 하는 것이고 기술이나 장비, 재료는 서로 힘을 합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했으면 좋겠다.

-66나노 D램 공정에서 웨이퍼 폐기 등의 소문이 있는데
▲있지도 않은 일이 과장됐다. 66나노 문제를 제대로 해결안하고 54나노를 잘할 수 있는게 아니다. 지금은 100% 완전하게 하고 있고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됐다. 54나노는 이런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된 상태에서 갈 수 있다. 한 두달 사이에 알게될 부분이다. 54나노의 경우 우리가 생각했던 속도대로 가고 있어 선발주자와의 간격을 거의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66나노 D램의 경우 충분히 높은 수준의 예측을 하고 램프업을 하지 못해서 오는 여러 문제들이 있었다. 이제는 굉장히 높은 수준의 확률로 예측이 되는 상태에서 램프업을 할 생각이다. 양산에 진입했다고 하면 하이닉스가 높은 확률로 성공가능성을 점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회사 매각시점은 언제쯤으로 보고 있나. 해외인수자 참여 가능성은?
▲매각시점은 나도 가늠하기 어렵다. 주주협의회의 기본방향에 맞는 기업이 나타나면 빨리 될수도 있을 거다. 주주들이 결정할 문제라 내가 언급하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해외투자자의 문제 역시 주주협의회가 결정할 사항이다. 주주협의회를 비롯해 나도 외국의 어떤 곳에서 관심이 있었다는 얘기는 아직까지 듣지 못했다.

-하이닉스도 단순한 비즈니스 타협을 넘어서 인수합병 생각하는게 있나
▲보완적인 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연구를 같이 한다던가 개발을 같이 한다던가, 생산도 같이 할 수 있을거다. 전략적 동맹을 같이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왔다. 협력관계를 돈독히 하기위해 일부 지분을 가지는 구도로는 가고 있다. 몇몇업체와는 지분갖는것에 대해 확정을 했고 추가로 지분갖는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인수합병보다는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활용하자는 방향이다. 특히 제조와 관련해 기왕에 있는 업체들을 인수합병하는 것은 고려해본적 없다. 중국에 ST마이크로와 합작하고 있는데 조건이 맞으면 공동연구개발, 공동생산 등의 식으로는 진전될 가능성은 있다. 어떤 특정업체와 얘기하고 있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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