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석영(80) 작가가 등단 6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어린이책을 냈다. 민담 150개 이야기를 엄선해 엮은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휴먼큐브)이다. 먼저 1차로 펴낸 5권은 환웅과 단군에서부터 ‘해님달님’, ‘우렁각시’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내년까지 총 50권이 차례로 나온다.
황 작가는 최근 열린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어렸을 때 저는 할머니나 어머니, 이모들에게 재미있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자랐는데, 요즘은 그런 기회가 많이 없어진 것 같더라”며 민담집 출간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모두가 세계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지금 자기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민담을 통해 아이들이 우리 공동체의 스토리를 간직한 채 성장할 수 있다면, 지금 한류의 파급력도 더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담집 출간은 3년 전 서재를 정리하는 데서 시작했다. 황 작가는 “책장을 정리하던 중 우리 전래 민담을 자필로 정리한 노트 20여권을 발견했다”며 “그중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나 지나치게 잔인하거나 정치색이 강한 민담은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출판사 휴먼큐브는 영어와 중국어, 불어 등 다양한 외국어로 번역하고 애니메이션, 무빙툰 등 2차 콘텐츠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황석영은 “민담은 입에서 입으로 이어지고 변화하고 발전하기 때문에 단순한 ‘옛날이야기’가 아니고 ‘현재의 이야기’이자 ‘미래의 이야기’”라고 했다. “우리 민담이 유럽에 번역돼 나가 직접 그들의 이야기와 비교해 볼 수도 있을 겁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