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빛 원전 1,2호기 모습.(사진=한국수력원자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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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의 한빛원전 1호기가 그제 갑자기 멈춰 섰다고 한다. 한국수력원자력 한빛원자력발전본부는 27일 오전 5시 16분께 한빛 1호기 복수기에서 저(低)진공 신호가 발생해 발전이 정지됐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경북 울진 한울원전 1호기가 원자로 보호계통 이상으로 한 달여 동안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올 들어 벌써 두 번째 사고다. 특히 한빛원전은 지난해 여러 차례 가동이 중단됐던 원전단지로 작은 사고라도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 없다.
한빛본부는 복수기 즉, 터빈을 돌리고 남은 증기를 물로 바꿔주는 장치의 고무신축이음관이 일부 파손된 것이 사고 원인이라고 밝혔다. 고무신축이음관 파손에도 펌프는 작동해 1시간가량 복수기가 가동됐지만 파손 부위가 확대돼 복수기 진공상태가 낮아져 결국 원자로가 중단됐다는 것이다. 한빛본부는 “가동 중단에 따른 방사능 유출은 없다”며 “현재 발전소는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나머지 5기 원자로도 모두 정상 가동중”이라고 했다.
원전 측 설명대로라면 다행히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는 듯하다. 하지만 미덥지 못하다. 한빛원전의 경우 유달리 가동중단 사고가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3호기가 원자로 냉각재펌프 제어회로 오신호로 발전을 멈췄다. 6월에는 2호기가 원전과 송·배전 설비를 잇는 송전선로 스위치 야드에서 문제가 발생해 전기공급 이상으로 가동을 정지했다. 일 주일 만에 재가동한 2호기는 채 두 달도 안 된 8월에도 냉각재 펌프 3대 중 1대에 이상이 생겨 다시 발전을 중단해야 했다.
원전은 한번 사고가 터지면 돌이킬 수 없는 대재앙으로 이어진다. 옛 소련 체르노빌이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단적인 예다. 원전 사고는 언제든 터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100% 안전’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한수원은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규명은 물론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 국민 불안을 불식해야 할 것이다. 특히 한 원전단지에서 이렇듯 사고가 빈발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빛본부의 원전 관리·운영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