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에 현대차 계열사가 있다..왜?

지난 2000년 사회공헌활동으로 건립
현대차 주요 기술임원 대표이사로..책임강화
  • 등록 2013-05-06 오전 6:00:00

    수정 2013-05-06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서울시 관악구 관악로1 서울대 314동. 이곳엔 현대자동차가 지난 2000년 세운 자동차 연구소기업 현대엔지비(대표 지해환)가 있다.

현대·기아 차세대연구관이라 명명된 이 건물은 많은 기업들이 기증하는 시설과는 남다른 비밀을 갖고 있다. 평범한 공학관으로 보이지만 엄연히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을 주업으로 하는 현대차의 계열사로 등록돼 있다.

현대차가 이곳을 굳이 계열사로 등록한 이유는 뭘까. 한마디로 현대엔지비는 사회공헌활동과 인재양성을 강조하는 정몽구 회장의 경영관이 배이있는 곳이다. 자동차를 전공하는 학부생과 석·박사 재학생의 연구를 지원하는 동시에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창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정 회장과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 등이 기타 비상무이사로 등재해 있는 것도 이런 의지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매출 ‘0’원의 계열사이지만 현대차 그룹의 기술 부문 간판 임원을 대표이사로 임명하면서 힘을 실어주고있다. 작년 3월까지 현대엔지비의 선장을 맡은 이는 김해진 파워트레인 담당 사장이었다. 그는 연구개발본부에서 승용디젤엔진 개발실장과 개발품질담당 부사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기술통이다. 김 사장 후임으로 취임한 지 대표도 현대ㆍ기아차 연구개발기획조정실 전무를 지냈다.그는 직원 60여명과 함께 서울대에서 상주하고 있다.

현대엔지비는 매년 온라인 산학공모 시스템인 ‘오아시스’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미래기술, 디자인과 연구·개발(R&D) 과제를 선정하는 일을 맡고있다.예를 들어 승차감을 개선시키기 위해 건축 전공자들에게 운전자 및 동승자 거주공간의 공간감, 개방감, 시계성, 안락성에 대해 연구과제를 공모하는 식이다. 이처럼 주제를 지정해 공모한 뒤 6개월간의 심사를 통해 매년 30여건의 중·장기 연구개발 과제를 채택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이후 세계적 수준의 특허 5건과 국내·외 특허 110여건을 출원하기도 했다.

실제 현대엔지비의 다양한 연구과제들은 현대·기아차의 차량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2011년식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변속기가 대표적이다. 현대엔지비가 공모 선정한 알고리즘 연구과제가 변속기 품질 향상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세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간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에 들어가는 연료전지스택도 현대엔지비의 연구 과제에서 개발된 기술이다.

이처럼 실제 연구 과제를 기술에 도입하는 창구역할은 물론 서울대 교수진을 비롯한 연구자들과 남양연구소 현장을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동차 분해조립 교육과 자작자동차 설계 및 제작실습 등 다양한 현장실습 연구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엔지비는 그룹사나 부품 협력사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재교육도 담당하고 있다. 30개 대학의 80여명의 교수진이 참여해 파워트레인과 차체, 새시, 전기전자 등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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