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 트위터와 컴퓨터의 힘으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기관들의 초단타매매가 현 뉴욕증시에서 얼마만큼의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잘 보여준 사건으로, 향후 이를 둘러싼 논란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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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오후 1시7분쯤 1% 가까이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 3대지수가 1~2분만에 단번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는 뉴스 통신사인 AP뉴스의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에서 폭발이 있었고 이로 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부상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탓이었다.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78선에서 맴돌다 1시10분에 하루중 최저치인 1563.03까지 내려갔고, 이로 인해 S&P500지수내 편입된 기업들의 전체 시가총액은 1360억달러나 급감했다.
물론 곧바로 폴 콜포드 AP통신 대변인이 “트위터 계정에 해킹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백악관 폭발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 해명했고,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그런 폭발은 없었고 오바마 대통령도 아무 일 없이 괜찮다”고 밝히면서 지수는 제 자리를 찾았지만, 그 충격은 오랫동안 남았다.
이는 일종의 알고리즘에 따라 주식과 선물을 사고 팔도록 프로그래밍된 컴퓨터가 헤드라인 뉴스에 반응해 주식을 내다 팔았고, 이로 인해 지수 하락이 다른 컴퓨터의 매도세를 유도하는 일종의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라고 할 수 있다.
릭 파이어 코니퍼증권 주식 트레이딩 이사는 “그 짧은 시간에 거짓 뉴스가 터져 나오고 곧바로 지수가 복원되면서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지만, 컴퓨터들만 진지하게 반응했다”며 “결국 사람이 컴퓨터에 승리한 것이지만, 그 만큼 컴퓨터에 의한 매매가 성행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최근 규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SNS의 증시 영향력과 그에 따른 위험성이 재확인됐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브루스 맥케인 키프라잇뱅크 스트래티지스트는 “오늘 발생한 일은 지수가 단기간에 급락과 급등을 반복한 하나의 해프닝일 수 있지만, 그만큼 트위터 피드가 가지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최근 월가와 규제 당국이 추진해온 임직원들의 SNS 사용규제와 그에 대한 모니터링에 대해 일부 주(州) 정부들이 이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투자자 보호’와 ‘개인의 자유’라는 두 가지 원칙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미 SEC가 최근 기업들에게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공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끄는 비즈니스 와이어의 캐시 배런 탐래즈 최고경영자(CEO)도 “이는 트위터와 같은 SNS가 왜 언론을 대신할 수 없는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교훈”이라며 “SEC의 방침은 투자자들에게 해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즈니스 와이어는 버크셔의 기업 고객들에게 뉴스를 서비스해주는 업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