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모습의 신용카드는 1987년에 신용카드업법이 제정되면서 등장했다. 그해에 KB(구 국민)·LG카드가 이듬해인 1988년에 외환·삼성카드가 설립돼 신용카드업이 본격적으로 성장궤도에 진입했다.
신용카드의 발전은 우리나라 경제의 굴곡을 보여준다. 김대중 정부가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세수확충을 위해 내건 것은 신용카드 활성화 대책이었다. 소득공제 혜택을 주면서 카드를 통한 경기부양을 유도했다. 신용카드 활성화는 그동안 현금거래에 따라 숨겨졌던 세원을 발굴하는데 기여했다.
2000년대 초엔 길거리에서 심지어 미성년자까지 누구나 사인 몇 번만 하면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했다. 금융당국은 신용카드 남발 낌새를 이상하게 여겨 2001년 3월 첫 제재에 들어갔다.
이런 부침을 겪은 신용카드는 이제 소비생활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정부는 무분별한 소비를 막기 위해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15%로 줄이고 체크카드 공제율을 30%로 높여 체크카드 사용을 권하고 있지만, 신용카드는 여전히 연평균 10%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경제활동 인구 1인당 카드 수는 1998년 2.0매에서 2010년 말 4.7매로 배이상 확대됐고, 같은 기간 신용판매금액은 30조 8000억원에서 412조 5000억원으로 13배 가까이 급증했다. 민간소비지출 대비 신용판매금액은 12.2%에서 67%로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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