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서영지 기자] 지난 12일 오후 6시께 서울 시내의 삼성 디지털프라자 모 지점.
KT(030200)가
삼성전자(005930) 스마트TV에 대한 접속 차단 조치를 강행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초기라 그런지 겉으로는 별다른 동요가 없어 보였다.
현장에서 판매를 위해 진열해 놓은 스마트TV를 사용해 봤다. 메인화면인 스마트허브에는 들어갈 수 있었지만, 인터넷에는 접속할 수 없었다. 판매직원은 "KT 망에서는 안 되지만, 다른 사업자를 통하면 이용할 수 있다"고 익숙한 듯 말했다.
이 직원은 "KT의 접속차단도 곧 풀릴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구입해도 된다"며 기자를 안심시키려 했다.
▲삼성전자 모 매장에서 스마트TV 접속장애가 나타난 모습. |
하지만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동요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스마트TV를 구매해도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소식에 구매 자체를 꺼려하는 모습이었다.
한 지점에서 만난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기자에게 "혼수로 스마트TV 구입을 고민했는데, 차라리 보통 LED TV를 사려 한다"고 했다. 김씨는 "해결된다고는 하지만, 또 언제 이렇게 될지 모르지 않느냐"고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한결같이 삼성전자와 KT의 논리에 대해 관심이 없어 보였다. 단지 갑자기 스마트TV를 쓰지 못 하는 것에 불편해 할 뿐이었다.
"일단 팔고 보자"는 판매 직원들의 불감증도 심각한 듯 보였다. 지난 11일 오후 7시께 찾은 서울 시내 모 백화점에서 한 판매직원은 "삼성전자가 어떤 회사인데, 곧 해결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자신감이 있다기 보다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덮으려는 의도가 느껴졌다. 이 백화점에서는 삼성전자 스마트TV 신제품의 예약판매를 받고 있었다.
며칠 사이 매장에서는 기존 스마트TV 고객들로부터 항의 연락도 있었다고 한다. `KT를 통해 가입했는데, 앱이 구동되지 않더라`는 문의였다.
그럴 때마다 판매직원들은 최근의 상황을 설명하기 바빴다. 이런 문의는 점점 많아질 듯 보였다. KT를 통한 삼성 스마트TV 이용자 수는 30만명을 넘는다.
삼성전자가 지난 10일 KT를 상대로 스마트TV 접속차단 조치의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지만, 두 회사의 주장은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매장 판매 직원은 "사태가 길어지면 누가 스마트TV를 구매하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 관련기사 ◀
☞[WiFi카페]LTE가 섬으로 간 까닭은?
☞`공갈포` 방통위, 접속차단 KT 제재할까?
☞KT, 고성능 유클라우드 서비스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