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바로 임기영 대우증권(006800) 신임 사장과 박준현 삼성증권(016360) 사장. 두 CEO는 각각 투자은행(IB)과 재무 전문가로서 장점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어 향후 두 증권사의 선두경쟁을 어떻게 이끌지 주목된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취임식을 갖는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사진 왼쪽)은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사진 오른쪽)과 지난 71년 인천 제물포고(15회)를 나란히 졸업한 친구사이다. 인천중학교(18회) 역시 함께 다녔다.
임 사장과 박 사장은 제물포고 졸업 후 각각 연세대 경제학과와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졸업 후 두 사람의 행보는 비슷하면서도 뚜렷한 색깔 차이가 난다.
두 사람 모두 대학 졸업 후 금융권으로 뛰어들었다. 임 사장은 증권업계로, 박 사장은 보험업계로 첫 발을 내디뎠다.
임 사장은 살로먼브러더스와 도이치증권 등 외국계를 망라해 다양한 증권사를 거쳐 최근 대우증권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삼성증권에서 5년 이상 IB업무를 총괄하기도 했다.
지난해 IBK투자증권 사장으로 취임한 임 사장은 예상을 깨고 1년 2개월만에 다시 대우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반면 박 사장은 보험업계의 특성을 반영하듯 79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후 부사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30년 가까이 한 직장에서만 일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 6월 삼성그룹의 `비자금 정국`에서 삼성증권의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평가했듯이 임 사장은 외국계를 두루 거친 IB 및 기업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전통 브로커리지 강자로 IB 경쟁력 역시 선두를 다투고 있는 대우증권과 이미지가 잘 맞는다.
특히 대우증권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오는 9월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기업금융투자은행(CIB)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현 삼성투신운용) 태생 과정에서 산파 역할을 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자산관리 부문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증권의 이미지와 맞아 떨어진다.
임 사장이 대우증권 CEO로 취임하면서 비슷하지만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의 캐릭터와 경영전략이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의 선두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사다.
특히 브로커리지에 주로 집중했던 과거와는 달리 자본시장법 시행과 함께 CEO의 경영전략에 따라 두 증권사의 진로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두 CEO의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국의 대표 국책은행과 최대 그룹이 각각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공통점은 물론이고 박 사장이 작년 6월9일 취임했으니 공교롭게 둘의 취임일도 일치한다는 점에서 두 CEO간 경쟁이 눈길을 끌 수 밖에 없다.
전날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의 시가총액은 각각 4조7987억원과 3조9826억원으로 나란히 증권업계 시총 1~2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현재 증권업계의 제물포고 출신으로는 방근석 미래에셋증권 부사장과 김석진 한국투자증권 감사,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김충호 리딩투자증권 상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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