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전자 수렁…외국인 이달 1조원 팔았다

필라델피아지수 상승에 주가 선방
14거래일 연속 5만원대 지속
이달 외국인 1조1792억원 순매도
3Q 실적 컨센서스 하회 전망
  • 등록 2022-09-20 오전 12:02:00

    수정 2022-09-20 오전 12:02:00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5만전자’에서 탈출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상승으로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만6400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0.36% 소폭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가 전거래일 대비 1.14% 하락한 2355.66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날 소폭 상승한 것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상승한 덕이다. 직전 거래일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53% 올랐다. 데이터 센터 매출 확대 기대로 엔비디아가 2.08% 상승하고, 배당 인상과 자사주 매입 발표로 덱사스 인스트루먼트가 1.59% 오른 영향이 삼성전자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5만55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뒤 여전히 5만원대에서 머무르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달 29일 이래로 14거래일 연속 5만원대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의 매도세도 지속되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415억원 순매도했다. 개인도 4거래일 만에 매도로 전환하며 51억원 내다 팔았다. 이와 달리 기관만 436억원 순매수했다.

이달(9월1일~19일) 들어 외국인은 1조1792억원 내다 팔았다. 기관 역시 2560억원 처분했다. 개인만 1조4089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의 뚜렷한 상승세가 나타나기 어려운 건 업황 전망이 어둡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7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하향했다. 메모리 반도체 다운 사이클 심화로 D램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예측에서다.

3분기 실적도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79조800억원, 영업이익은 16% 감소한 11조80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13조3000억원)을 하회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외에 이번 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유력해지면서 외국인 수급이 당분간 악화할 수 있는 점도 악재 요인이다.

다만 이미 선제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내년 하반기부터 진행되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축소도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 신규 캐파(Capa·생산능력) 투자를 줄이기로 계획했다”며 “신규 캐파 투자 축소로 인한 공급 감소는 2023년 2분기부터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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