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콘텐츠는 '스낵'..반응하는 20%를 키워야 성공"

모바일 콘텐츠 엔비티(NBT) 박수근 대표 인터뷰
보상형 광고에 '재미' 더해 호응, 회사 성장으로
캐시피드 베타 호응 높아..B2B회사로 2단계 도약
  • 등록 2019-06-04 오전 12:00:01

    수정 2019-06-04 오전 12:00:01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모바일 콘텐츠는 결국 쉽고 가벼워야 하죠. 창작하는 1%와 함께 중요한 계층이 바로 적극 반응하는 20%입니다. 이들을 어떻게 독려할 수 있는가에 모바일 서비스의 성패가 달렸죠.”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초기 기회를 잡기 위해 뛰어든 많은 스타트업이 등장했고, 그중에서도 유독 눈길을 끄는 업체가 ‘캐시 슬라이드’ 서비스를 앞세운 엔비티(NBT)였다. 빈 공간으로 남아있던 잠금화면에 맞춤형 광고를 띄우고, 이걸 보면 소액이나마 용돈을 적립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며 호응을 얻었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엔비티 사옥에서 만난 박수근 엔비티 대표는 “우리는 모바일 이용자가 실제로 움직이는 요소에 대해 초기부터 데이터를 쌓아왔고 이를 기반으로 계속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들이 못하는 일, 안 하는 일을 하자”

박수근 엔비티 대표. 엔비티 제공
2012년 9월 창업한 엔비티는 캐시 슬라이드로 이름을 알리며 이른바 ‘스낵 콘텐츠’ 열풍을 일으켰다.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IT 환경에서 이용자를 사로 잡을 수 많은 아이디어가 경쟁하던 당시 “일상 속에서 소소하지만 무겁지 않은 행복을 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다양한 시도를 했고, 이는 곧 시장의 호응으로 돌아왔다.

창업 당시에 대한 질문에 박 대표는 “애초에 남들이 안 하는 일, 못하는 일을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많이 하는 회사가 되자는 목표로 시작했다”며 “그러다보니 일부러라도 안 하거나 못할 것 같은 프로젝트 많이 하자는 방향”이었다고 회상했다. 환경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10개 이상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러다 성공하는 프로젝트에 집중하자는 태도로 사업에 임했다.

그렇게 성장한 엔비티는 지난해 말 기준 연 매출은 317억원을 기록하며 현재 직원수는 95명을 기록, 곧 100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금까지 유치한 누적 투자금액은 180억원, 캐시슬라이드 가입자수는 2200만명에 달한다. 아이폰에서 활용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안드로이드 가입자만으로 전국민의 절반 가까이를 유치했다는 점에서 엄청난 성과로 평가받는다.

박 대표는 “글로벌 진출도 추진한 결과 일본과 미국에서는 아쉬운 결과를 남겼지만, 중국에서는 최근 시작한 ‘돈 버는 뉴스 서비스’가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시작한 모바일 퀴즈쇼 ‘더 퀴즈 라이브’는 현재 2만~3만명이 매일 동시접속하는 서비스로 네이버, CJ ENM 등과 경쟁하며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캐시피드 이미지
보상형 광고에 재미 더해 성과↑..‘소확행’ 트렌드 선도

엔비티가 최근 높은 성과를 올리는 사업은 보상형 광고 플랫폼 ‘에디슨’이다. 현재 네이버 웹툰과 시리즈 서비스 등에 공급돼 유료 콘텐츠 감상에 사용하는 포인트 ‘쿠키’ 충전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 박 대표는 “기존 보상형 광고 대비 재미와 만족도를 더하는데 주력했다”며 “기존 서비스 대비 최대 2배 가량 이용자 유입·도달 비율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또 ‘캐시피드’라는 새로운 서비스도 베타 버전으로 선보인 상태다. 캐시피드는 18~24세 연령층을 중심으로 3분 이내로 짧고 간편하게 콘텐츠를 즐기는 ‘스낵 콘텐츠(Snack Contents) 소비 트렌드’에 착안해 개발했다.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유명 크리에이터들의 영상 콘텐츠를 핵심만 정리한 ‘텐컷(10 CUT)’과, 뷰티·패션·게임·푸드 등 모바일 유저들의 선호도가 높은 콘텐츠만을 골라 선보이는 ‘취존(취향존중)’ 등 최신 흐름에 대응하면서 일주일 만에 하루 조회수 15만건을 넘어서기도 했다.

박 대표는 “캐시슬라이드와 더 퀴즈 라이브, 에디슨, 캐시피드로 이어지는 우리 서비스는 결국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최근의 ‘소확행’ 트렌드에 주목한 서비스로 연결되고 있다”며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상위 1%는 물론, 여기에 적극 호응하는 20%의 이용자를 얼마나 더 활성화하고 비중을 확대하느냐에 모바일 서비스의 성패 여부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엔비티가 B2C(일반 소비자 대상) 중심의 1단계 성장기였다면, 이제는 B2B(기업 대상) 서비스를 강화하는 2단계로 나아가겠다”며 “모바일 생태계도 더욱 성숙해지는 상황에서 마이크로 크리에이터(개인 창작자)의 진화를 도와 더욱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수근 엔비티 대표. 엔비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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