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주파수 쩐의 전쟁..아무도 안심 못하는 ‘두뇌' 게임

최대입찰액 제도로 경쟁사 방해 전략 쉽지 않아
입찰액 올릴 때부터 선호 대역 명확히 해야
싱겁게 끝날 가능성도..통신3사 광대역 주력망 바뀔 듯
  • 등록 2016-03-07 오전 1:30:04

    수정 2016-03-07 오전 7:50:2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최저 가격만 2.6조 원에 달하는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가 시작됐다. 3월 말 700MHz, 1.8GHz, 2.1GHz, 2.6GHz 대역에 대한 주파수 할당 방안이 공고되면 4월 중 경매가 시작된다.

정부 안은 △SK텔레콤(017670)KT(030200)에 재할당하기로 한 2.1GHz 대역 주파수(80MHz) 가격을 이번 경매의 2.1GHz 낙찰가와 연동하고 △LG유플러스(032640)만 쓰고 있는 2.6GHz에 LG도 입찰할 수 있게 허용했다는 점에서 일단 LG에 유리하다.

하지만, LG도 안심할 수 없다. 경매방식 때문이다.

50 라운드까지는 최고가 제시자가 낙찰자가 되는 방식(동시오름입찰)이나, 이후 입찰은 한 번에 금액을 써내는 방식(밀봉입찰)을 쓴다. 특히 ‘최대입찰액’ 제도 때문에 경쟁사를 방해하려고 내게 필요없는 주파수 가격을 함부로 올리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사업자들로선 △투자비 포함 가장 유리한 안 △경매 과정에서 차선인 안 △최악은 피할 수 있는 안 등 최소 3개 이상의 시나리오를 만든 뒤 치열한 두뇌 게임을 펼쳐야 하는 셈이다.

◇입찰액 올릴 때부터 선호 대역 명확히 해야

▲한 통신사업자의 최대입찰액 예시 (출처: 미래부 2016년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방안 토론회 자료집 수정인용)
까다로운 이유는 최대입찰액 제도 때문이다. 입찰자는 밀봉입찰 때 최초 입찰액을 50라운드 결과 매겨진 금액 이상으로 써야 한다. 또한 50 라운드 결과 가장 많이 금액을 올린 주파수 대역(위의 표에선 2.1GHz)에서만 무제한으로 입찰할 수 있고, 나머지는 오른 증가율에 따라 최대입찰액이 정해진다.

위의 표를 기준으로 하면 해당 사업자는 2.1GHz에선 무제한으로 금액을 써내 낙찰 확률이 높지만, 700MHz에선 낙찰 확률이 적어진다.

또한 낙찰받길 원하는 주파수가 2.6GHz라면 동시 오름입찰 때부터 (경쟁사에 부담을 주기 위해 가격을 올리는)2.1GHz뿐 아니라 2.6GHz 가격도 올려야 한다. 이는 최저경쟁가격 대비 증가율이 가장 큰 순서대로 밀봉 때 가격을 올려 입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2.1GHz를 따내려는 SK라면 (LG를 견제하기 위해) 2.6GHz 가격을 올릴 뿐 아니라 처음부터 2.1GHz에도 어느 정도 돈을 태워야 한다는 의미다. 2.6GHz를 가져오려는 LG라면 (SK를 견제하기 위해) 2.1GHz 가격을 올릴 뿐 아니라 2.6GHz에도 왠만한 수준으로 입찰해야 한다.

김득준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그룹장은 “사업자들의 전략적 유인을 줄여 진실한 입찰을 유도할 수 있게 최대입찰액 규칙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싱겁게 끝날 가능성도…통신3사 광대역 주력망 바뀔 듯

최저 가격이 워낙 높다 보니 밀봉까지 가지 않고 동시오름입찰에서 낙찰자가 정해질 가능성도 있다. 방석 싸움과 비유하면 2011년, 2013년 경매가 방석 2개의 높이로 시작했다면 이번은 3개 이상 높이에서 시작되는 셈이다.

이성보다는 감정적인 경쟁심을 극대화하는 경매라지만, 최저가격이 너무 높고 투자 의무도 강화돼 예년 같은 경매 과열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가 기투자된 2.1GHz 대신 2.6GHz를 따기로 방향을 돌리고, LG는 2.1GHz를, KT는 700MHz를 가져가려 할 경우다. 이리되면 SK와 KT는 자사 재할당 주파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2.1GHz에 입찰가를 높게 부르지 않을 것이고, LG 낙찰가는 줄어든다. 정부가 정한 광대역 주파수 1개 이상 제한 방침상 LG는 2.6GHz를 포기할수 밖에 없어, 2.6GHz와 700MHz는 SK와 KT만 경쟁하게 된다.

현재 SK텔레콤은 800MHz에, KT는 1.8GHz에, LG유플러스는 800MHz에 전국 단위 기지국을 구축한 뒤 LTE 주력망으로 쓰면서 3개의 다른 주파수 대역을 묶는 3CA(주파수집성기술)로 속도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이번 경매가 끝나면 광대역 주파수까지 합쳐져 300~450Mbps급 4CA가 가능하다.

미래부 허원석 과장은 “여기에 256쾀 기술까지 적용하면 600Mbps 속도까지 가능하다”며 “경매 결과 신규망 투자비로 5.8조 이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 메시지는 통신사에게 과잉투자를 유도하면서까지 죽어있는 장비 시장을 살리려 하는 것”이라면서 “경매 결과 통신 3사의 LTE 주력망이 전국을 커버하는 광대역망(2.1GHz, 2.6GHz, 1.8GHz)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망구축 의무(출처: 미래부) A블록은 700MHz, C블록은 2.1GHz, D블록은 2.6GHz(40MHz)이다. B블록은 1.8GHz, E블록은 2.6GHz(20MHz)다. 예전에는 전체 계획 대비 15% 신규 기지국 구축 시기가 3년 이었지만, 올해 계획은 1, 2년 내에 달성토록 했다.


▶ 관련기사 ◀
☞ [질의응답]허점 있지만 주파수 경매안 '머리 쓴' 미래부
☞ 정부 LTE주파수 경매안, LG '유리' KT '불만' SKT '불리'
☞ LTE 주파수 쩐의 전쟁, 정부안 공개.."가격 오르고 투자도 촘촘히"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