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로 눈돌리는 손보사

담보대출잔액 10조 돌파…전세대출 두배 '껑충'
"저금리에 투자처 마땅치 않아"…연체율 상승 등 위험요소
  • 등록 2013-11-18 오전 6:00:00

    수정 2013-11-18 오전 6:00:00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주택 관련 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투자 활로가 녹록치 않자 일종의 고육지책(苦肉之策)을 꺼내 든 셈이다.

*단위: 억원. 주택담보대출은 동부·롯데·메리츠·삼성·한화·현대·흥국·LIG·MG손해보험 9개사 합산치. 전세자금대출은 동부·삼성·현대·LIG손해보험 4개사 합산치. (자료: 각 사)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삼성화재(000810)를 비롯한 9개 손해보험사들의 주택(담보) 대출 잔액은 10조 3834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8조 5089억원)보다 22%(1조 8745억원)나 늘었다. 같은 기간 전세(자금) 대출 잔액도 1606억원에서 3933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손보사 관계자는 “생계형 대출 등 고객들의 수요도 있겠지만, 저금리와 위험기준자기자본(RBC) 강화 등으로 수익 및 투자원의 다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다”며 “자산 규모가 40조원에 달하는 우체국보험도 내년 초쯤 주택대출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전해진 만큼 보험사들의 투자처는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6월 말 기준 손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4.25%로 1년 전 4.37%보다 0.12% 포인트 내리는 등 하강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현재 대부분의 손보사는 주택대출의 중도 상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는 등 대출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반면 은행권은 대출을 받은 지 3년 안에 상환하면 대출 잔액대비 최고 1.5%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대출 금액이 은행권에 비해 많고 자사의 보험 계약자에게 추가로 금리를 할인해주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일부 손보사들은 주택과 전세대출 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며 공격적인 태세를 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손보사들의 과도한 대출자산 확대는 앞으로의 재무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직 위험 수위는 아니지만,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주택대출 연체율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현재 보험사들의 주택대출 연체율은 0.75%로 전월보다 0.05% 포인트 올랐고, 5개월 만에 반등했다. 부채나 연체기록이 있어도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소득 증빙을 제출하지 않아도 돼 대출 사기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위험 대비 수익률을 봤을 때 대출이 가장 높다”며 “다만 잠재적인 위험이 항상 존재하고 있는 만큼 연체율 관리 등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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