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고희 정치인의 노련한 정치력 빛났다..상원 "셧다운 타개책 사실상 합의"

리드 대표 "매코널과 거의 합의 도달"
오바마 "상원에 진전 있어 보여"
  • 등록 2013-10-15 오전 5:01:06

    수정 2013-10-15 오후 2:45:18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미국 상원 여야 지도부가 14일(현지시간) 예산안 및 부채 한도 증액안에 극적인 타협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예산 전쟁으로 셧다운(부분 업무정지)된 지 14일째를 맞고 있는 미국 정부는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은 일단 모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은 해리 리드(73·네바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널(71·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등 양당의 고희( 古稀·70세) 정치인이 해결사로 나섰다. 이들은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과 오바마 대통령의 협상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자 디폴트라는 파국을 막는 데 노익장을 과시했다.

◇상원 여야 지도부 “셧다운 협상 타결 초읽기”

이들은 이날 오전 회동하고 나서 협상 타결에 낙관적 입장을 나타냈다.

리드 대표는 양당 상원의원들에게 “이번 주 안에 합리적인 합의점에 도달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매코널 대표도 “민주·공화 양당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리드 대표의 낙관론에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이들은 또 이날 오후 상원 전체회의에서도 협상 타결이 임박했음을 내비쳤다.

리드 대표는 “우리는 대단한 진전을 이뤘다”며 “아직 목적지에 닿지 않았고 더 인내해야 하겠지만 행운과 여러분의 지원이 도와준다면 아마도 내일(15일)은 좋은 날(bright day)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드 대표는 매코널 대표에게 셧다운에 들어간 정부의 문을 일단 12월 하순까지 열 수 있게 하고 국가 부채 한도는 내년 하반기까지 올려주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화당 요구를 일부 수용해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케어) 가운데 핵심 재원인 의료 장비에 대한 과세를 늦추거나 오바마케어 수혜자의 소득 증명을 강화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코널 대표는 존 매케인(애리조나), 수전 콜린스(메인),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마크 커크(일리노이) 상원의원 등 공화당 중진의원들과 이를 수용할지 논의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두 대표에게 협상에 필요한 시간을 더 주기 위해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됐던 의회 지도부와의 백악관 회동을 늦췄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리드·매코널 대표를 포함해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날 예정이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 차례 미국 정치권이 데드라인이 임박해서야 임시방편의 합의점을 찾았듯이 이번에도 양측의 체면을 살려주는 선에서 타협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 정치권이 결국에는 한시적으로 예산을 현 수준에서 배정해 정부의 문을 다시 열고 채무 상한도 일시적으로 올려 국가 부도 사태를 막는 미봉책을 마련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상원이 협상 타결에 성공해 예산안과 부채 한도 증액안을 통과시키면 공은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으로 넘어간다. 하원 공화당은 15일 오전 9시 의원 총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가깝고도 먼 리드-매코널’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해리 리드와 미치 매코널의 관계를 가르켜 “서로 길고 복잡하고 논쟁적인 개인적·정치적 역사를 갖고 있다”고 표현했다.

리드 대표와 매코널 대표는 둘이 합쳐 56년을 상원에서 보냈을 만큼 함께 일한 세월이 길다. 리드 대표는 1987년, 매코널 대표는 1985년 상원에 입성했다.

세출위원회에서 활동했고 상원 윤리위원장을 맡는 등 경력도 유사한 데가 많다. 비슷한 시기에 원내총무를 지내기도 했다. 각 당 원내대표로는 리드 대표가 2005년, 매코널 대표가 2007년부터 재임 중이다.

그러나 이들은 결코 가까운 친구였던 적이 없으며 특히 지난 201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골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이들의 갈등은 올해 여름 민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 규정 개정 시도를 놓고 양당이 충돌하면서 표면 위로 드러났다.

매코널 대표는 리드를 가리켜 “상원 역사상 최악의 원내대표”라고 성토하고 리드는 매코널을 “배신자”라고 비난하는 등 험악한 말이 오갔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국가 디폴트 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이들은 상대방에 대한 악감정을 자제하고 협상 타결에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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