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반값TV가 `제값TV`일 수 있다

  • 등록 2012-02-28 오전 8:08:08

    수정 2012-02-27 오후 4:56:28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출시한 이른 바 `반값TV`의 열풍이 해를 넘겨서도 계속되고 있다.

"저질이다", "나같으면 안산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써가며, 반값TV를 무시했던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도 이젠 손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게 됐다. 두 회사는 `반값TV`에 맞먹는 낮은 가격의 TV(저가TV)를 다음 달 내놓는다.

삼성전자의 경우 다음달 선보일 32인치 LED TV가 50만 원대일 것 알려졌다. 이는 기존 동급의 삼성전자 TV보다 20만~ 30만원 저렴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또 파격적인 가격의 `초(超)저가 PDP TV`도 병행 출시해 저가 TV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이런 저가TV 열풍이 나쁘지 않다. 가뜩이나 높아진 물가와 얄팍해진 지갑으로 주름살이 깊이 패였던 소비자들은 모처럼 듣는 가격 인하 소식이 `가뭄 속 단비`처럼, 마냥 반갑기만 하다.

하지만 곱씹어 보면 그동안 두 회사의 TV에 너무 심한 가격 거품이 끼어 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기존 TV에서 일부 기능을 빼고, 원가절감을 통해 TV 가격을 낮추겠다는 두 회사의 설명이 기존 TV에는 필요없는 기능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는 얘기로 들리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해마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신제품을 출시하는 식으로 꾸준히 TV 가격을 올려 왔던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들이 그런 현상에 대해 둔감해질 정도로 TV 가격은 밑이 아닌 위로만 갔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이같은 행위를 담합으로 보고, 삼성전자와 LG전자에 446억 원이 넘는 `과징금 철퇴`를 내렸다. 두 회사는 지난 2010년에도 같은 죄로 과징금을 물은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TV 가격을 지난해에 비해 5% 가량 올릴 계획이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원재료가격 인상과 함께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서 소폭의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여전히 소비자들은 매장에 진열된 TV의 가격표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릴 때가 잦다. 인터넷 서핑이 되고, 트위터를 할 수 있어 TV 가격이 올랐다지만, 이런 기능이 필요한 사람은 많지 않다.

쓸데 없는 기능을 뺀 저렴한 TV를 원하는 소비자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이런 고가의 TV를 사야 한다는 게 문제다.

일각에선 유통업체들이 출시하는 반값TV가 LG디스플레이의 B급 LCD패널을 사용하는 등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가격을 올릴 생각에만 급급했던 대형 TV 제조사들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지다는 생각이다. 과정이야 어찌 됐든 유통업체들이 만들어 놓은 저가 TV 시장에 삼성, LG도 뛰어든 꼴이 됐으니 말이다. 물론 `돈이 된다`는 계산이 깔려있었을 테지만.   `반값TV`라는 말에는 은연 중에 기존 TV의 가격이 `제값`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표현일 수 있다. 지금 나오는 반값TV가 `제값 TV`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제값 TV`가 아닌 `바가지 TV`를 샀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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