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기획_백장미의 맥주야화) (19) 수도사들의 맥주, 웨스트말 트리펠

  • 등록 2008-07-18 오전 11:00:00

    수정 2008-07-17 오후 10:14:34

[이데일리 EnterFN 강동완기자] 유구한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맥주는 전세계에서 1만 5,000종 이상이 주조될 만큼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농경시대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하였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맥주. 하늘에 별처럼 많은 맥주 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명품 맥주들에 얽힌 숨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편집자주] 


맥주중의 맥주라고 불리우는 트라피스트 맥주는 수도원 안에 있는 양조장을 맡고 있는 신부나 수도사들의 오랜 세월에 걸친 노력과 기도의 산물이다.
 
이들은 대를 이어 비전(秘傳)으로 내려오고 있는 맥주 레시피를 갈고 다듬으며 더 좋은 맥주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다.

1934년 벨기에 제2의 도시 안트워프와 네델란드 국경 사이에 있는 웨스트말이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 수도원에서 새로운 맥주가 주조되었다.
 
즉각 슈퍼비어(superbier)라고 불리워졌다. 1956년에는 레시피가 수정되었고 처음으로 트리펠(Tripel.)이라는 말이 사용되었다.

트리펠이란 맥주의 상대적인 강도를 나타내는 말로 알콜도수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두벨이나 트리펠이라는 말은 2배, 3배라는 말이지만, 정확하게 알콜도수가 2배, 3배라는 뜻이 아니고, 두벨 보다 트리펠이 강하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웨스트말 트리펠이 완성된 것은 50여년 전의 일이지만, 그 기원은 수도원안에 양조장이 세워진 183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르티누스 돔 수도원장은 보나벤투라 헤르만스와 알베리쿠스 켐프스 신부에게 이 일을 맡겨 첫 번째 맥주를 주조했다.

첫 번째 맥주는 알콜도수가 약하고 단맛이 나는 맥주였다. 수도사들은 1856년 까지 두 번째 맥주를 주조했는데, 알콜도수 7%인 스트롱 브라운 맥주였다. 오늘날 표현방식에 의하면 두벨 맥주가 완성된 것이다.

이 맥주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 계속해서 양조시설이 증축되었다. 그 무렵 이그나티누스 반 함 신부가 양조팀에 합류하여 상업적인 판매를 더욱 가속화되었다. 이런 연륜이 쌓여 알콜도수 9.5%의 웨스트말 트리펠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웨스트말 트리펠은 높은 알콜도수와는 대조적으로 오렌지색을 띤 황금색으로 트라피스트 맥주 중에서 가장 밝은 색을 띠고 있다. 호프의 상쾌한 향기가 강하고, 오렌지와 같은 프루티한 맛을 낸다.
 

단맛과 쓴맛의 절묘한 균형과 견실한 중량감이 특징인 이 신비로운 맥주는 혀를 감아도는 부드러운 촉감과 함께 목을 타고 넘어가는 황홀감을 선사한다.
 
이 맥주가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 “맥주는 하느님께서 우리의 행복을 원하신다는 증거였다”는 벤자민 프랜클린의 말이 얼른 떠올랐다.

웨스트말 트리펠은 트리펠 맥주의 어머니라고 불리운다. 다른 양조업자들이 트리펠 맥주를 만들 때 벤치마킹을 하는 기준이 되는 맥주가 된 것이다.
 
현재 트라피스트 맥주 생산자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양조시설을 갖추고 연간 12만 헥터리터의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 도움말 : 한국창업개발연구원 장승희 전략기획팀장
(02)501-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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