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존슨앤드존슨은 FDA가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리브리반트SC에 대해 보완요구서한(CRL)을 발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FDA가 요구한 CRL은 제조 시설 관련 문제로, 리브리반트 효능 및 안전성 데이터와는 관련이 없다”라며 “추가 임상 연구를 요청하지 않았다. 기 승인된 리브리반트 IV 제형은 CRL 영향을 받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유스리 엘사예드(Yusri Elsayed) 존슨앤드존슨 종양학 글로벌 총책임자(M.D. M.H.Sc. Ph.D.)는 “리브리반트SC를 가능한 한 빨리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FDA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라며 “문제 해결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추가 임상 요청 등 최악은 피했다...다른 사례 찾아보니
FDA는 신약 품목허가를 신청한 치료제에 대해 사전실사 및 임상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CRL을 전달한다. CRL을 수령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12개월 내 FDA에 허가 재신청 또는 승인포기, 공청회 중 선택해 요청하게 된다. 기한 내 요청을 하지 않으면 승인 신청은 자동 취소된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도 FDA로부터 다양한 이유로 SC제형에 대한 CRL을 수령한 바 있다. 다케다제약은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엔티비오 SC제형을 FDA에 품목허가 신청했지만, 2019년 CRL을 수령했다. 피하주사장치 설계 및 표시에 대한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케다는 2023년 5월 FDA에 허가 재신청을 했고, 같은해 9월 승인을 받았다.
로슈가 개발한 항암제 티쎈트릭도 SC제형을 FDA에 품목허가 신청을 했지만, 화학제조품관리(CMC) 이슈로 불발됐다. 이후 2024년 9월 FDA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애브비 역시 파킨슨병 치료제 비알레브SC에 대해 FDA로부터 2023년 3월, 2024년 6월 두 번에 걸쳐 CRL을 수령했다. 투약 장치 및 제조시설 관련 문제로 파악된다. 결국 애브비는 올해 10월 FDA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해당 사례를 종합해 보면 SC제형의 경우 CRL 수령 후 허가 재신청 시 승인까지 걸린 기간은 제각각이다.
1조 로열티 규모 축소 및 지연 우려...업계는 승인에 무게
유한양행 측은 리브리반트SC 허가 불발로 인한 당장의 불이익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리브리반트IV+렉라자 병용요법에서 리브리반트SC+렉라자 병용요법으로의 전환이 늦어져 더 높은 로열티 수령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대로 리브리반트SC가 최종적으로 허가를 받지 못하면 기대했던 높은 로열티는 축소가 불가능하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리브리반트SC는 렉라자 제형변경, 적응증 확장, 허가국가 확대 등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마일스톤 수령과는 관련이 없다”며 “리브리반트SC 제형이 승인되면 렉라자와의 병용요법 출시가 바로 가능하다. 판매로열티는 10~15% 정도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SC제형은 IV제형 대비 훨씬 높은 판매가 가능하다. 따라서 리브리반트SC가 승인되면, 유한양행이 그만큼 많은 로열티를 수령할 수 있다”면서도 “이번 리브리반트SC 승인 불발에 대해서는 타 회사 제품 정보이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존슨앤드존슨으로부터 공유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브리반트SC와 렉라자 병용요법의 예상 매출은 최소 50억 달러(약 7조2580억원)에 달한다.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리브리반트와 레이저티닙 조합 판매 예측을 2배 늘릴 수 있다”며 “리브리반트와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의 연간 최대 판매 목표는 최소 50억달러”라고 말했다. 50억 달러에 유한양행이 수령할 수 있는 최대 판매 로열티 15%를 대입하면, 최대 7억5000만 달러(약 1조888억원)의 로열티가 가능하다.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은 존슨앤드존슨으로부터 받게 되는 로열티를 6대4로 나눠 갖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리브리반트SC가 CRL을 수령했지만, 중차대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SC제형 허가 과정에서 CRL을 수령하고 보완을 거쳐 승인을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리브리반트SC도 결국 승인을 받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