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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같은 해 6월 26일 오전 11시께 경기도 화성시 소재 주거지에서 처형인 최 씨의 목을 졸라 살해하고 범행 장소에서 약 9km 가량 떨어진 경기도 오산시의 한 야산에 시체를 암매장했다. 살해 후 사체를 이틀 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자신의 차에 싣고 다니기도 했다.
정 씨는 사건 발생 5일이 지난 7월 1일 자신의 아내와 함께 경찰에 최 씨의 미귀가 신고를 접수했다. 당시 정 씨는 자신의 아내 및 처형 등과 함께 처가에 살고 있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정 씨가 최 씨의 벤츠 승용차를 중고차 매매 업체에 1200만 원에 판매한 사실을 확인하고 정 씨에게 경찰 출석을 요구해 그를 추궁한 끝에 그에게서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정 씨는 경찰에서 최 씨가 자신을 무시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처럼 재능은 차고도 넘쳤지만 멘탈이 문제였다. 한국 농구의 미래로 거론되던 그는 고려대에 입학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엄격한 합숙 생활을 견디지 못해 입학 직후부터 무단이탈을 밥 먹듯 했다. 결국 대학 3학년 때 제적을 당해 잠시 농구계를 떠났지만 정 씨의 아까운 재능을 프로가 외면하지 않았다.
그는 2005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일반인 자격으로 참가해 1라운드 8순위로 대구 오리온스(이후 고양 오리온스-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에 지명됐다. 다시 운동을 하며 20kg 체중 감량까지 성공했지만 프로에서도 수시로 팀을 이탈하는 등 돌출 행동을 반복했다. 이후 울산 모비스 피버스(현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로 팀을 옮겼지만 그의 불성실한 태도는 마찬가지였다. 구단에 통보 없이 팀 훈련에 수차례 빠진 끝에 결국 2009년 프로에서 방출되며 은퇴했다.
더욱이 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처형을 죽이라고 했다”고 거짓 진술하며 아내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도 했다. 또 사망한 처형의 휴대폰으로 지인들에게 문자를 전송하며 피해자가 살아 있는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정 씨는 사건 발생 이듬해인 지난 2014년 1월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 받았으나 2심에서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징역 20년으로 형량이 낮아졌다. 이후 정 씨는 같은 해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