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이어 한화솔루션(009830)이 지난 23일 인적분할 공시를 낸 당일 4만9700원에서 다음 날 4만6350원으로 6.7% 떨어졌다. 지난달에 인적분할을 공시한 OCI(010060)와 이수화학(005950)은 각각 6.0%, 4.8% 하락했다. 이외에도 현대그린푸드(005440) 4.4%, 현대백화점(069960) 3.8%, 대한제강(084010) 3.8% 등의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유니드(014830)는 지난 5월 인적분할 공시 다음 날 주가가 변동이 없었으며, 코오롱글로벌(003070)은 7.2%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인적분할을 결정한 업체 전반의 주가가 약세를 보인 건 사업가치 제고보다 대주주 지분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크다는 판단이 대두했기 때문이다. 실제 동국제강의 경우 분할 후 지주회사인 동국홀딩스가 분할신설회사인 동국제강(열연사업), 동국씨엠(냉연사업) 등에 대해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동국홀딩스에 분할신설회사의 보유 주식을 현물출자하는 대신 동국홀딩스가 발행한 신주를 받는 구조로, 총수일가가 분할신설회사의 지분을 내주고 동국홀딩스의 신주를 확보해 지배력을 키울 수 있다.
OCI도 비슷한 회사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꺼냈다. OCI홀딩스가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분할신설회사인 OCI 주식을 현물출자 받고, 분할존속회사인 OCI홀딩스의 보통주를 신주로 발행해 부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역시 최대주주의 지배력 확대와 무관치 않다는 게 시장의 시선이다.
전문가들은 인적분할이 기업 주가에 긍정적으로 미칠 수 있는지 여부는 분할된 기업의 성장성에 달렸다고 판단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적분할이 물적분할보다 기존 주주에 유리하다고 판단되지만 사업 전망에 의구심을 갖는 주주들이 많아지면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며 “인적분할 자체는 자금 조달을 확대해 회사를 키우려는 목적이 있는데, 전망이 밝지 않으면 가치가 높아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