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담배를 사다 달라”며 60대 여성을 때린 10대 고등학생들의 모습이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8일 경기 여주경찰서는 60대 여성 A씨를 때린 혐의로 B(17)군 등 4명에 대해 신원을 파악해 입건했다고 밝혔다.
B군 등은 지난 25일 밤 11시 30분께 여주시 홍문동의 한 거리에서 A씨의 머리와 어깨 등을 꽃으로 여러 차례 때린 혐의를 받는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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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상황이 찍힌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 나갔는데, B군이 “담배를 사줄 거야? 안 사줄 거야?”라며 A씨를 때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B군은 A씨가 “빨리 가. 너 나이가 몇 살이야? 학생 신분 아니야?”라며 쫓으려 해도 “열일곱, 열일곱, 열일곱!”이라면서 “너는 몇 살이야?”라고 맞받았다.
이 모습을 찍고 있는 다른 학생들도 A씨가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서도 “XX 웃기네”라며 낄낄거렸다.
특히 B군이 A씨를 때리는 데 사용한 꽃이 위안부 할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소녀상에 놓여 있던 국화로 알려지며 누리꾼의 분노는 더 커졌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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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B군 등이 다니는 학교 이름이 언급됐고, 급기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강력 처벌과 신상공개를 촉구한다”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다”고 비판했다. 이 청원은 올라온 지 하루도 안 된, 29일 0시께 1만9581명의 동의를 얻었다. 사전동의 100명 이상이 되어, 관리자가 전체 공개를 검토 중이다.
B군이 다니는 학교 관계자는 한 매체를 통해 “해당 학생은 지난 1학기 전학을 온 이후 학교에 출석한 적이 없었고, 생활 지도를 할 수 없었다”며 “불미스런 일이 생겨 죄송하고, 사실 관계를 조사해 징계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60대 중반인 A씨는 소녀상 앞 시장에서 나물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학생들이 담배를 사달라고 요구했다면서도 용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부터 안 그런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조만간 B군 등을 보호자와 함께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폭행 등 적용 혐의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