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엿보기]인체와 꼭 닮은 궁극의 자동차

감각기관 닮은 센서 차량 내 100여개 탑재돼
"미래車는 사람처럼 뇌로 생각하는 형태 될것"
  • 등록 2013-11-04 오전 5:35:19

    수정 2013-11-04 오전 5:35:19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꿈의 자동차는 운전자와 말이 통하는 친구, 나그네의 당나귀 같은 존재입니다.”

독일 자동차 반도체회사 엘모스코리아의 이진구 이사는 최근 열린 ‘한·독 첨단 소재부품 생산기술 세미나’에서 자동차의 혁신과 지능형 센서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엘모스는 1984년 BMW 디자인 데이터베이스 부문에서 분사한 회사로 BMW, 아우디, 벤츠 등에 30년째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회사다.

사람과 자동차의 구조는 인체와 똑 닮았다. 전신에 힘을 공급하는 엔진과 배터리는 심장이고, 차체의 모양을 이루는 프레임은 인체의 골격(뼈), 핸들과 브레이크 등 구동과 관련한 각종 부속품, 즉 섀시와 액츄에이터는 근육을 이룬다.

이들 주요 부품과 연결해 각종 기능을 하는 와이어 하네스와 차량 인터페이스는 내장 기관의 역할을 담당하며 이를 제어하는 각종 센서는 눈과 귀 등에서 뇌로 이어지는 신경 계통이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신경계 역할을 맡는 센서다. 사람과 동물을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가 ‘지능’이라면, 신경계의 발달 여부가 자동차도 센서의 발달이 ‘동물이냐, 사람이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구동 계통 전자제어장치(ECU)의 작동 매커니즘. 엘모스코리아 제공
센서의 발달은 곧 첨단 자동차의 지표가 된다. 차량 안팎에 설치된 카메라는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한다. 후방주차 카메라는 물론 차선이탈경보장치 등 숨겨진 기능을 위해서도 일한다.

레이더와 레이저, 전자제어장치(ECU)는 후방주차경보장치, 사각지대경보시스템,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 등 각종 첨단 안전 기능을 가능케 한다. 급커브에서 바퀴가 제대로 따라오고 있는지 살피고 이를 적절히 제어하게 하는 것도 센서의 몫이다.

센서류는 최근 성능과 연비에서도 결정적 역할을 한다. 현재의 연비와 힘, 속도를 봤을 때 엔진 등 부품이 올바르게 일하고 있는지 모니터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엔진에도 압력과 온도를 측정하는 3개의 센서가 들어간다.

현재 차량 내 센서류는 쏘나타 같은 일반 중형차에 약 70~80개, 대형 고급차에는 100개 이상이 들어간다.

차량 내 ECU는 현재 40~50개가 각자 자기 일을 하는 수준이지만 최근 들어 서로가 통신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미래의 자동차는 이 ECU들이 1~2개로 집중된 중앙 CPU를 통해 지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속속 선보이고 있는 각종 자동 주행 무인 자동차가 대표적이다.

물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자동차는 일반적인 전자 제품과 달리 인간의 생명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높은 신뢰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역시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는 운전자, 사람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이런 지능형 첨단 기술 개발은 이어져야 하는 역설적인 숙명을 안고 있다.

이진구 이사는 “모든 기계는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유기체인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따라하기 위해 만들어진다”며 “궁극의 자동차도 모든 구조가 중앙 집중화하고 차량과 완전한 통합을 이룸으로써 사람처럼 뇌로 생각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볼보자동차의 보행자 추돌방지 시스템이 레이더를 이용해 사람을 인식하고 있는 모습. 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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