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론 원료 만드는 미생물 균주, 대량생산 길 열렸다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나일론 등 산업 원료를 만드는 미생물 균주를 맞춤형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왼쪽부터)KAIST 이상엽·유승민 교수(미래창조과학부 제공)

9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상엽 교수와 유승민 교수 연구팀은 미생물 균주를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쉽고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합성 조절 리보핵산(RNA) 설계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균주 개발은 유전자 결실(Knockout)이라는 유전공학 기법을 이용, 미생물 염색체 내의 유전자를 하나씩 제거해 미생물 내의 생산물질 양이 증가하는지를 관찰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이 방법은 아무리 작은 미생물이라도 수천 개 이상의 유전자로 이뤄져 있어 원하는 성과를 얻기까지 수개월에서 수 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다 대용량 실험이 어렵고, 미생물 생장을 저해하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해당 유전자와 결합되는 부위의 합성 조절 RNA 유전정보를 바꾸는 방식으로 새로운 ‘합성 조절 RNA’ 설계법을 개발했다. 대장균의 조절 RNA를 기본골격으로, 세포 내에 존재하는 유전자 발현을 단백질 수준에서 제어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여러 종류의 균주와 유전자에 대해 동시다발적인 대용량 실험이 가능하고, 고효율 균주를 선별하거나 유전자 발현조절 효율이 가장 좋은 목적 유전자를 선별할 수 있다. 맞춤형 합성 조절 RNA의 제작기간 역시 3~4일이면 된다.

배중면 KAIST 산학협력단장은 “이번에 개발된 원천기술은 이미 해외기업들이 관심을 표명하며 기술이전계약을 제안하고 있다”며 “2년 내 기술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프로토콜스 9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으며 9일 온라인판에도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