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12일자 14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소송을 진행 중인 특허의 상당수는 스마트기기 뿐만 아니라, TV 등에도 호환되는 기술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애플이 지난 8일 신제품 공개에 앞서 삼성과 모토로라 등에 화해의 손길을 뻗친 이유로 분석된다.
TV 등 새로운 제품군을 내놓아야 하는 애플은 소송과는 별개로, 물밑에서 더 적극적으로 삼성과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애플의 화해 제안을 뿌리치고, `강경노선`을 걷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12일 "삼성이 가진 특허의 상당수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노트북· TV 등에도 적용되는 기술 특허"라면서 "제품들이 점차 융·복합화 되면서 대부분의 IT관련 기술특허들은 모든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TV가 점차 인터넷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TV`로 진화하면서 데이터 전송기술 등 통신관련 특허가 쓰이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스마트폰 역시 동영상 감상 등 영상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TV의 영상 압축 기술 관련 특허들이 적용되고 있다.
이는 애플이 신제품 발표에 앞서 삼성, 모토로라 등 일부 하드웨어 업체에 화해를 제안한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회사와 특허소송을 매듭짓지 못한 상황에서 완제품TV 등 새로운 제품을 공개할 경우 또 다른 소송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날 `뉴 아이패드`와 `셋톱박스TV` 등 기존 제품에서 다소 개선된 제품들만 공개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애플의 셋톱박스 TV를 두고 "2년 전에 선보였던 제품과 크게 다를 게 없다"며, 혹평했다.
애플은 여전히 특허 수에서 다른 IT기업에 밀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특허청에 신규 등록된 기업별 특허 수에서 1위는 총 6180건의 IBM이었으며, 2위는 4894건의 삼성전자다. 뒤를 이어 ▲캐논(2821건) ▲파나소닉(2559건) ▲도시바(2483건) 등의 순이었다. 반면 애플은 676건으로 39위에 그쳤다.
특히 애플이 보유한 대부분의 특허는 디자인, 사용자환경(UI) 등에 관한 것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만 적용 가능하다. 삼성이 애플의 완제품TV에 대해 소송을 걸어 올 경우 대응이 쉽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이 내놓을 완제품TV가 기존 TV제조사들의 기술력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든 상황에서 삼성 등과의 특허소송은 부담일 수 있다"며 "애플은 가급적이면 소송 문제를 털고 가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TV 등 추가소송 가능성에 대해 "현재 진행되고 있지 않은 소송의 전략에 대해선 얘기할 수 없다"면서 "애플과의 소송에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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