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연초 LG전자의 3D TV에 대해 "디자인이 이게 뭐냐"면서 호통을 쳤다. 삼성전자는 TV의 테두리(베젤)을 5mm로 줄인 디자인을 선보였지만, LG전자는 여전히 너무 두껍다는 지적이었다.
테두리를 선처럼 얇게 줄인 삼성의 '시크릿 디자인'은 독일의 영상전문잡지 하임키노로부터 "영상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 같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LG전자는 씁쓸히 구경만 해야 했다.
절치부심한 LG전자가 테두리를 최소화한 TV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던진다.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인 CES에 테두리를 대폭 줄인 '슬림 베젤' 디자인 TV를 선보인다는 계획.
| ▲ LG전자가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 출품할 55인치 3D TV. 테두리를 최소화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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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066570)는 이번 CES에서 테두리를 5mm 내외로 줄인 55인치 3D TV를 출품할 예정이다. LG전자가 이 제품으로 CES가 선정한 '2012년 디자인 혁신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테두리 두께를 5mm까지 낮춘 삼성보다 더 얇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LG전자는 내년 출시되는 프리미엄 TV 제품에 테두리를 대폭 줄인 TV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CES에 출시하는 대부분의 TV 모델에 테두리를 대폭 줄인 '슬림 베젤' 디자인이 적용된다"면서 "3D TV의 마케팅을 지원하는 측면도 있지만, 테두리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최근 TV 디자인의 분명한 추세"라고 말했다.
TV의 테두리를 줄이면 깔끔한 디자인을 연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품 크기 자체가 줄어든다. 이미 1년 전에 5mm 테두리 제품을 선보인
삼성전자(005930)의 46인치 TV는 기존 40인치 제품과 비슷한 크기다.
더 작은 제품 사이즈로 더 큰 화면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손쉽게 소비자의 대형 TV 구매를 유인할 수 있다. 더 큰 패널의 TV를 판매하는 것은 모든 TV 제조업체들의 최대 목표.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말 누적 기준으로 5mm 테두리 디자인을 채택한 55인치 LED TV 판매가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었다. 지난 6월 출시한 60인치대 모델도 출시 후 매달 10%씩 매출이 늘고 있다.
하지만 테두리를 최소화하는 게 단순히 디자인의 변경만으로 가능한 게 아니다. 얇아진 테두리로 패널을 견고하게 잡아줘야 하고, 스피커와 전원 스위치, 패널과 백라이트를 연결하는 수많은 선을 TV 후면으로 돌리면서도 TV의 전체 두께가 두꺼워지지 않게 설계해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의 테두리를 줄이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은 기술"이라면서 "삼성이 1년 전부터 세계 최초로 테두리를 5mm로 줄인 TV를 선보인 것은 그만큼 축적된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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