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왕자의 난`에 이은 계열분리 직후까지 재계 서열 2위를 유지하던 현대그룹은 현대건설(000720)과 현대전자(하이닉스)의 워크아웃, 회장의 타계 등으로 2000년대 내내 내리막길만 걸었다.
이후에도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많았다. 범 현대가와 경영권 다툼을 벌였고 주축사업이던 금강산사업은 중단됐다. 의욕적으로 뛰어들었던 현대건설 인수도 불발됐다.
재계 관계자들은 현대그룹이 제4이동통신 사업 진출을 놓고 고심한 것도 그만큼 신사업에 목마른 현 상황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컨소시엄측에서 충분한 교감 없이 `대기업 현대와 손잡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현대그룹측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마찰을 빚었음에도 막판까지 사업 참여를 검토했던 건 신사업이 필요한 현대그룹의 상황 탓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업황에 민감한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011200)은 해운업, 현대증권(003450)은 증권업에 크게 휘둘린다. 또 현대아산은 금강산사업이 언제 재개될 지 알 수 없고 현대엘리베이터는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지만 고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간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는 대외 전략, M&A 업무를 주로 담당해왔다. 전략기획본부장이던 하종선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본부를 확대한 건 전략기획본부가 신사업을 고민해주길 바란다는 뜻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 불발 후로도 다른 사업 진출을 여러 각도로 검토했다"면서 "이번 조직 개편은 그룹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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