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육성방안을 발표한 배경에는 중국의 부상이 놓여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LCD의 절반가량을 점유한 디스플레이 강국이지만, 최근 중국이 빠른 기세로 추격하고 있다.
BOE 등 중국 기업은 지난해부터 우리나라의 주력 LCD라인인 8세대 설비 계획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1000억위안(약 150억달러)의 진흥기금을 조성해 자국 기업을 후방지원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세계 LCD시장 점유율은 2.7% 수준. 세계시장 점유율이 46%에 달하는 우리나라와 아직 격차가 크지만, 2014년에는 중국의 점유율이 20%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또 중국이 본격적인 LCD 생산에 나설 경우 디스플레이 시장의 과잉공급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지금부터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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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 좋은 일만 시키나" 장비·소재 수입의존
무엇보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은 장비와 소재의 국산화율이 낮다는 취약점을 갖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장비와 부품소재의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산업이다. 패널 원가의 70%는 부품소재가 차지하고 있다. 설비투자 비용의 70%도 장비구매에 들어간다. 제품 수율의 90% 이상이 장비성능에 좌우될 만큼 장비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특히 검사와 세정장비 등 후(後)공정 장비의 국산화율은 80% 이상이지만, 도광기 등 부가가치가 높은 핵심 전(前)공정장비의 국산화율은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부품소재 분야도 해외 의존도가 심각하다. 편광판의 핵심소재인 TAC·PVA 필름 등은 전량 수입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 기업들이 부품소재 분야의 특허장벽을 쳐놓고 있어 빠른고 시간 내에 따라잡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장비 분야의 무역적자는 5억8000만달러, 소재 분야 적자는 19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수입해오는 장비와 소재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정만기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장비, 소재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 대한 진입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11세대 LCD` `TV용 AM OLED` 선점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중국은 오는 2012년 8세대 LCD 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중국과 지금의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2012년을 전후로 11세대 LCD 투자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정부와 업계의 판단이다.
지경부가 삼성전자(005930)와 LG디스플레이(034220), 관련 장비업체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3년까지 11세대급 LCD 투자 계획은 약 10조원 규모다.
이미 세계 시장의 78%을 장악하고 있는 AM OLED 분야에서는 2013년 TV용 AM OLED 양산 체제를 세계 최초로 갖춘다는 목표도 세웠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 10조원의 투자계획을 이미 마련해 놓은 상태다.
정부는 TV용으로 가능한 8세대급 AM OLED 장비 개발을 위해 올해에만 85억원 가량을 지원하고, 점차 지원 규모를 늘려갈 계획이다. 친환경 차세대 조명으로 주목받는 OLED 조명기술 개발에도 올해 70억원을 지원한다.
2015년 이후 시장이 본격화될 전망인 플렉서블 디스플레이(휘어지는 디스플레이) 핵심기술 개발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핵심기술로 알려진 인쇄전자 기술 개발도 지원할 예정이다.
설비투자에 따른 장비 수입의 악순환을 해소하기 위해 장비기업의 R&D에 대해서는 세액공제 허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있는 AM OLED 소재 뿐 아니라 11세대 LCD, OLED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장비까지 감면대상에 포함한다는 것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장비와 부품소재를 집중 육성해 앞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LCD 시장에 장비와 소재를 대량 수출하는 국가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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