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게임 `아이온` 자동 프로그램에 `발목`

`오토` 사용자 급증..근절노력 역부족
레벨 양극화 초래해 이용자 이탈 우려
  • 등록 2009-02-20 오전 7:25:00

    수정 2009-02-19 오후 7:30:40

[이데일리 임일곤기자] "대충 봐도 오토(자동 사냥프로그램)가 수십명은 됩니다. 매일 신고하면 뭐합니까. 그 오토는 계속 그 자리에 지키고 있는데.."

"회사가 오토를 근절한다해서 열심히 신고했지만 그 오토들은 여전히 잘 돌아가네요. 게임이 즐거워야 게임이지.."

▲ 엔씨소프트 오토 신고 게시판에는 하루에 100~200건 가량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엔씨소프트(036570)의 대작 온라인게임 `아이온`에 `오토(Auto)`로 불리는 자동사냥 프로그램이 확산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회사측이 근본적인 근절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아이온`의 흥행 성공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이온의 홈페이지에 마련된 오토 제보 게시판에는 하루에만 줄잡아 150~200개 신고가 등록되고 있다.

이용자들은 게임 내 오토 사용자가 지나치게 많아 게임을 즐기는 게 어렵다거나 오토로 고수가 된 이용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호소가 대부분이다.
 
회사측이 오토 근절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상당수다.
 
◇ "재미 반감..이용자 이탈 우려"

오토는 사람 대신 몬스터 사냥을 대신해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레벨 등급을 올려주는 프로그램이다. 힘들이지 않고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아이온에는 오토 사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아이온에 유독 오토가 극성을 피우는 것은 이 게임이 `리니지` 처럼 아이템 현금 거래를 할 수 있는 경제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온 전체 이용자수는 대략 2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 오토를 사용하다 계정이 영구정지 처리된 사용자수는 지난달 19일까지 6452개. 
 
회사측이 오토 사용자를 색출하는 등 근절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사용자수가 워낙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다 프로그램 자체도 점차 지능화돼 완전히 뿌리뽑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게임내 오토 사용자가 늘게 되면 아이템 가치가 하락해 경제시스템에 붕괴를 가져오고 게임에 대한 재미도 떨어져 결국 이용자가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아이온에서 거래되는 사이버머니 `키나` 가치가 최근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템 매매 사이트 `아이템매니아`에 따르면 아이온 상용화 초기 100만 키나의 가격은 7만원대를 호가했으나 서비스 한달도 안돼 2만원대로 떨어졌고 2월 현재는 6000원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출처 아이템매니아

최경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10년 장수게임인 `리니지`의 사이버머니의 가치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인 반면 아이온은 두 달만에 급락한 것은 오토로 인해 재미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토로 인해 아이온 이용자들간 레벨 양극화도 심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 애널리스트는 "현재 아이온의 최고 레벨은 45인데 이용자의 30%가 35레벨 이상으로 추정되며 30%는 20레벨 이하로 보인다"며 "예상보다 빠른 이용자 양극화는 콘텐트 부족과 초보자 이용자의 재미 반감 등으로 향후 이용자 이탈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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