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으로 악재가 겹쳤다. 덩치 큰 투자은행들은 줄줄이 공적자금만 바라보는 상태로 전락해버렸고, 국내 중소업체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서 직접 부담해야 할 손실도 눈앞에 다가왔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구조조정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게 아닌 만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은행주에 대해 보수적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다만 다가올 2차, 3차 구조조정은 처음보다 규모가 작을 것이란 점에서 상대적으로 우량한 대응력을 지니고 있는 은행의 경우 저점매수에 나서도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은행주 하락 1등..`대내외 악재 중첩`
지난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가 2.06% 하락한 가운데 은행주가 4.08% 떨어지며 하락률 1위에 올랐다. 은행과 증권, 보험 등을 포함한 금융주 역시 3.25% 급락하며 하락률 상위에 포함됐다.
미국과 유럽 증시에서 금융주가 폭락한 영향이 컸다. 미국발 신용경색으로 시작된 금융위기가 다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지며 금융주 가격을 뚝 떨어뜨렸다.
신한지주가 6.08% 급락했고, 우리금융과 외환은행도 5% 이상 크게 하락했다. KB금융도 4.75% 떨어졌다
◇ 추가 손실 작겠지만…가장 큰 악재는 `불확실성`
구조조정 결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이번 구조조정이 은행주 밸류에이션을 판단하는데 최종 자료가 될 수 없다는 것. 당장 내달부터 2차 구조조정이 다시 진행되는 등 같은 과정이 한두차례 더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솎아낸 기업들이 1~100위권에 속하고 추가 구조조정에서는 보다 작은 업체들이 심사대에 오르는 만큼 부담해야 할 손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손실규모 자체보다는 확정되지 않은 손실요인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더 큰 위험요인이라는 얘기다.
이창욱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추가 구조조정이 앞으로 수차레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크레딧 리스크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장기간 은행섹터를 괴롭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은행별로 접근하라..손실흡수능력 `체크`
은행주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매력이 덜한 상태지만, 개별 은행으로 범위를 좁히면 얘기가 달라진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서 은행주들도 본격적인 옥석가리기에 진입하게 되는 셈이다.
김은갑 애널리스트는 "이익창출력과 자본력이 뛰어난 은행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이 충분해 추가 손실을 흡수할 여력이 높은 것으로 보이는 신한지주(055550)와 KB금융(105560), 건설사 구조조정과 관련된 손실규모가 작은 하나금융지주(086790) 등을 매수할 만 하다"고 말했다.
구경회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 관련 대손비용이 자기자본의 1%로, 다른 은행들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점에서 하나금융지주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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