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국민은행장이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의 불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두발 자전거 이론`을 펼쳐 보였다.
두발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앞 바퀴와 뒷 바퀴 어느 한쪽이 없어서는 안되며, 어느 한쪽이 느리거나 빨라도 안된다.
앞 바퀴는 황 내정자, 뒷 바퀴는 강 행장이지만 강 행장은 자전거의 균형을 잃지 않도록 뒷 바퀴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강 행장(사진)은 8일 이데일리 기자와 만나 "자전거는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가야 앞으로 나아간다"며 "황 회장과 자전거의 두 바퀴처럼 화합해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황 회장과 내가 잘 지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잘 되지 않으면 2만7000명 직원들과 주주 등 국민은행(060000)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해 황 회장과 화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 이후 처음으로 보게 된 강 행장은 생각보다 밝은 표정이었으며, 담담한 목소리로 "자꾸 지나간 것을 뒤돌아 볼 것이 아니라 앞을 바라보겠다"고 말했다.
두발 자전거가 세발 자전거나 바퀴가 네개 달린 자동차와는 달리 후진이 안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두발 자전거가 후진이 되지 않는 것과 같이 KB금융지주도 후퇴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강 행장은 리스크관리를 중시하는 보수적인 성향인 반면 황 내정자는 영업 중심의 공격적인 스타일이어서 KB금융지주 투톱간 의견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강 행장은 지난 7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지난주 회추위에서는 여러 정황을 감안해 금융전문가인 황영기씨를 회장 추보로 추천했고 우리는 종합금융그룹의 꿈을 이루기 위한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안정속에서의 변화를 통해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이 같은 시각을 부인했다.
강 행장은 또 외환은행(004940)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론스타와 HSBC간 매매계약은 7일까지 계약 파기 가능 기간이 있었지만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결국 외환은행은 매물로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론스타와 HSBC는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외환은행 매매계약을 중도 해지할 수 있는 옵션조항을 포함해 이달 말까지 계약을 연장했지만, 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
그는 "요즘 평소 업무시간 뿐 아니라 내부 회의나 경영협의회를 할 때도 노란색 단체 티셔츠를 입고 있다(당시 강 행장은 외부 손님과의 약속으로 인해 양복차림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며 "수압을 20% 줄이고 내부온도 26도를 지키는 등 에너지 절감 운동을 하고 있으며 이 같은 운동이 국가 전반적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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