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악 처벌” 사이비 교주의 악행…희생된 20대 여교사 [그해 오늘]

제주 교회 신도들에 접근한 김씨
폭행·갈취·사기 등 악행 일삼아
20대 여교사 A씨에 집착하다 살해
  • 등록 2024-07-22 오전 12:00:02

    수정 2024-07-22 오전 12:00:02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5년 전인 2019년 7월 22일. 수년간 ‘사이비 교주’ 행세를 해오며 20대 초등학교 여교사를 살해한 40대 남성 김모씨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김씨의 범행은 2010년도부터 시작됐다. 제주 지역의 교회를 돌아다니며 신도들에 접근한 김씨는 자신을 “버클리 음대 출신 작곡가”라고 속이며 신뢰를 얻었다.

주로 심리적 상태가 불안정한 신도들만 노렸던 김씨는 그들에게 상담을 해주면서 자신에게 복종하게 만드는 ‘주종관계’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이들의 신앙심을 이용해 “나는 신을 대변한다”, “나는 하나님의 우체부”라며 사이비 교주처럼 행동했다.

40대 남성 김모씨에 살해 당한 피해자 A씨.(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
김씨는 신도들에게 청소, 설거지 등의 집안일을 시킴과 동시에 “재물과 하나님을 겸해 섬길 수 없으니, 생활비를 제외한 모든 돈을 하나님께 드리라”는 말로 그들의 돈을 가로챘다. 그 기간만 2010년 12월부터 2018년 5월까지 7년이 넘으며 횟수는 166회, 돈은 3억9000만원에 이른다.

또 김씨는 신도들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죄 지은 걸 회개해야 한다”며 둔기 등으로 때리는 폭행도 일삼았다.

피해를 입은 신도들은 김씨의 범행을 견디지 못해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그러자 김씨는 마지막으로 남은 여성 A씨(당시 27세)에 강한 집착을 보였고, A씨마저 집안일을 하지 않고 연락을 잘 받지 않자 앙심을 품었다. 그리고 김씨의 분노는 끔찍한 비극을 낳았다.

2018년 6월 2일 오전. 김씨는 합숙소로 사용된 제주 서귀포시 한 아파트에 A씨를 불러냈다. 김씨가 A씨를 불러낼 당시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죄악을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피의자인 40대 남성 김씨가 2018년 6월2일 피해자 사망 직전 범행이 발생한 서귀포시 강정동의 모 아파트를 찾아 엘리베이터 탑승하는 모습.(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
김씨는 A씨가 도착하자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 폭행을 이어가다 A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A씨의 사인은 ‘췌장 내 파열과 복강 내 과다출혈’이었다.

A씨가 사망한 사실을 안 김씨는 곧바로 자신의 몸에 묻은 A씨의 혈흔 등을 제거하고는 119에 신고해 “A씨가 어딘가에 부딪혀 경련을 일으켰다”는 거짓 진술을 했다. 심지어 김씨는 사건 당일 A씨의 유족을 찾아가 “A씨가 경련으로 쓰러진 후 신고가 늦어 죽은 것 같다”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A씨의 부검 결과에서 타살 혐의점이 확인되자 경찰은 김씨를 범인으로 지목됐다. 아파트 CCTV 확인 결과, 현장에는 김씨 외에 아무도 드나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가 말을 안 들어 홧김에 배를 발로 찼다”며 혐의를 시인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
김씨에게는 살인과 특수폭행, 사기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김씨에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김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피고인과 검사 측은 법리 오해와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일과 신앙적 주종 관계로 만든 다음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경제적으로 착취하는 등 범행 경위와 수법에 비추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특히 한 피해자는 생명을 빼앗아 범행의 결과가 중대하다”고 했다.

다만 김씨가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고 1억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